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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원 나간 뒤…누나는 성매매, 난 쓰레기통 뒤지며 살았다"

  • 작성자: 울지않는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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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1142
  • 2022.08.07


“어떤 선배는 교도소에 들어갔대, 어떤 형은 경찰서에 잡혀갔대, 또 어떤 누나는 성매매하고 있대. 보육원에서 아이들은 먼저 퇴소한 선배들의 그런 소식을 매일 듣게 되죠.”

세 살 때 보육원에 입소해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17년간 지낸 뒤 퇴소한 김성민 씨가 전한 이야기다.

김씨는 “지금 사용 중인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모두 보육원에서 만들어주셨는데, 어렸을 땐 보육원 출신이라는 게 정말 부끄럽고 수치스러웠다”고 밝혔다.

그는 “보육원은 무섭고 두려운 곳”이라고 했다. 김씨는 “보육원에선 매일 굶고 맞는 것이 일상이었기 때문에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고 매 순간 생각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보육원의 아이들을 가장 두렵게 하는 건, 보육원을 먼저 나간 선배들의 소식이었다고 한다.

김씨는 “아이들은 선배들이 경찰서, 교도소에 갔다거나 성매매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분들 자녀들이 다시 보육원으로 들어오는 걸 목격한다”며 “그러면 ‘나도 그렇게 살 수밖에 없다’는 두려움이 생긴다. 물론 잘 사는 친구도 분명히 있지만, 90% 이상의 친구들이 이렇게 어렵게 살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 본인도 보육원을 퇴소한 뒤 노숙을 하며 길거리 쓰레기통을 뒤져 끼니를 해결했어야 할 정도로 어려운 나날을 보냈다.

김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언제 나갈 거냐’고 보육원에서 압박이 들어왔다. 먼저 퇴소한 선배가 5만 원을 보내주셔서 무작정 서울에 올라왔다”며 “처음으로 (서울에서) 발을 디딘 곳이 강변 터미널이었는데, 거기서 6개월 정도 노숙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당장 음식을 사 먹을 돈도 없어서 쓰레기통을 뒤져 음식을 주워 먹었다. 또 당시에 공원 공중화장실에서 뜨거운 물이 안 나왔는데, 겨울에 찬물로 씻으면서 생활을 했다”고 전했다.

기존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아동복지시설 등에서 보호를 받던 아동이 만 18세가 되면 보호가 종료돼 시설을 퇴소해야 했다. 이들을 ‘보호 종료 아동’이라고 불렀는데 매년 2500여 명 정도가 사회로 진출한다.

그런데 이 법이 보호 종료 아동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보호 종료 1년 미만인 경우 약 60%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지낸다. 또 보호 종료 아동들은 일반 가정에서 자란 청년들보다 월평균 임금이 약 51만 원 낮고, 실업률은 약 6.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지적을 받아들여, 정부는 지난해 ‘보호 종료 아동 지원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김씨는 “(제도 개선은) 감사한 일이지만,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건 가족”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아이들이 사회에 나와서 무언가를 선택하고 결정해야 할 때, 조언해 줄 어른이 없어서 사기 사건이나 범죄에 휘말린다. 그래서 가난의 악순환을 못 벗어난다”며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부모의 역할을 해줄 사람이 정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스스로가 아이들의 ‘사회적 가족’이 돼 주기로 했다. 그는 사회적 기업 ‘브라더스키퍼’의 대표다. 브라더스키퍼는 보호 종료청소년의 안정적인 일자리와 정서적인 자립을 돕는 활동을 한다. 현재 직원 8명 중 6명이 자립준비 청년으로,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월 국민추천포상 수여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김씨는 “내 첫 직장이 식당이었다. 거기서 열심히 일하다 보니 돈을 모았고, 그때 고등학교 때 ‘나와 같은 환경에 있는 친구들에게 가족이 돼 주고 싶다’는 꿈을 꿨던 게 생각났다. 그래서 여러 시도를 한 끝에 브라더스키퍼를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전국에 있는 보육원 아이들을 자립준비 청년들이 멘토링 할 수 있을 만큼 회사를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씨는 “우리나라에는 242개의 보육원이 있는데, 직원이 242명이 되면 1명이 1개의 보육원을 책임지고 아이들을 지속해서 만나며 멘토링 해줄 수 있다”며 “기왕이면 두 명이 한 개 보육원을 책임지면 훨씬 효과적이라 빨리 482명 직원을 둔 회사로 성장해야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김씨는 자립준비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남겼다.

“지금은 보육원 출신이라는 것이 가장 큰 자랑거리가 됐기 때문에 아픈 기억이 아니라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당신의 지나온 시간은 버려진 시간이 아니라 많은 사람을 위로할 수 있도록 준비되고, 훈련받은 시간입니다. 당신은 정말 특별한 존재입니다.”


http://m.news.nate.com/view/20220807n01766?mid=m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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