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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 청년임대주택 들어서면 진짜 동네 집값 내려갈까? [기사]

  • 작성자: 후시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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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1767
  • 2018.05.04
영등포구청역 인근 청년임대주택 부지 가보니
청년임대주택 들어서면 진짜 동네 집값 내려갈까?


서울 2·5호선 영등포구청역 2번 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하이마트 부지로 가는 길엔 ‘영등포 이미지에 먹칠하는 5평짜리 임대아파트 결사반대’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결연한 의지가 느껴지는 문구의 현수막 뒤로는 주민들이 ‘빈민아파트’라고 지칭하며 건설 계획을 반대해 논란이 됐던 청년임대주택 단지가 자리하고 있다.

서울시가 청년 주거난을 해소하기 위해 ‘역세권 2030 청년 주택(청년임대주택)’ 사업을 추진 중인 곳이다.

기분 탓이었을까. 지난달 26일 현장을 찾아 사진을 찍고 있는 기자를 바라보는 행인들의 시선이 차갑게 느껴졌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시세의 60% 수준의 청년임대주택 8만호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2030 청년주택’ 사업을 추진 중이다. 도심역세권에 주변보다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해 청년(만19~39세) 주거난을 해소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해당 지역 주민들은 값싼 임대주택이 들어서면 일대 집값이 하락할 수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청년임대주택이 들어서면 정말 주변의 집값이 내려갈까.

◆공인중개사·상인들 “집값 안 내려가…상권 발달 기대”

영등포구청역 인근의 공인중개사무소와 상가 관계자들은 주민들의 눈치를 보며 말을 아끼면서도 청년임대주택이 들어서면 집값은 내려가지 않고 오히려 상권이 발달하리라고 예측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아파트 근처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청년임대주택과 관련한 의견을 묻자 “말하면 큰일 난다. 우리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다행히 기자를 맞이해준 인근의 다른 공인중개사는 “집값이 내려가진 않을 것”이라며 “문제가 되고 있는 아파트 가격은 지금도 예전보다 많이 오른 상태”라고 알려줬다. 이어 “지하철 환승역세권치고는 약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해당 아파트 주민들이 본인들의 재산 가치를 평가하는 것을 뭐라고 할 순 없다”고 말했다.

청년임대주택이 들어설 부지 인근 상가에서 가게를 운영 중인 한 상인은 “손님들이 많아질 것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동네 손님들이 많이 올 시간이라 더 말하기가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근처 카페에서 일하는 20대 엄씨는 “여기가 공장 단위의 사무실이 많고, 어르신들이 많은 동네라 젊은 세대들이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없었다”며 “동네가 약간 어두운 느낌인데 청년들의 주거공간이 마련돼 청년들이 들어오게 되면 분위기 자체가 밝아질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청년들뿐만 아니라 많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찾아오게 되지 않을까”라며 “상권이 발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들 “주변 주택 가격 오히려 상승”

실제 임대주택이 들어선 지역의 아파트 실거래가 변화를 분석한 결과 임대주택의 입지가 주변 아파트가격을 하락시킬 것이라는 주민들의 생각과 상반된 결과를 내놓은 보고서들이 많다.

서울주택도시공사( SH 공사) 도시연구원이 한국주택학회에 의뢰해 받아 지난해 6월 공개한 보고서 ‘서울의 임대주택이 주변 지역의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임대주택이 들어선 서울 지역 주변 주택 가격이 오히려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2006년 1월부터 2016년 6월까지 공급된 서울 지역 임대주택(재개발임대, 국민임대, 장기전세) 주변 아파트의 1년 실거래가(2015년 7월~2016년 6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임대주택 반경 500m 이내에 있는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7.3%, 반경 250m 이내는 평균 8.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들의 우려와 달리 임대주택에 가까운 아파트의 매매가격 상승률이 더 높았다.

보고서는 “임대주택이 공급될 경우 기반시설 확충, 노후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며 “인구 증가, 구매력 증대, 상권 규모 확장 등으로 이어져 주택가격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임대주택의 규모(세대수)가 증가할 경우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중소규모 임대주택 단지를 중심으로 공급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고진수 광운대 교수(도시계획부동산학과)와 이창무 한양대 교수(도시공학과)가 2017년 5월 학술지 <주택연구>에 발표한 논문 ‘행복주택이 인근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도 비슷한 결과를 내놨다.

논문에 따르면 2016년 10월 현재 입주가 끝난 삼전·내곡·천왕·강일 등 행복주택 4개 단지 주변 아파트의 실거래가(2006년~2016년 7월)를 분석한 결과 행복주택과 500m 이내 거리에 있는 아파트 가격은 외부지역의 아파트 가격보다 사업 승인 이후 4.3% 상승했고, 250m 이내의 아파트 가격은 6.5% 상승했다. 다만 가격 상승효과는 행복주택 사업승인 이후부터 입주까지만 나타나는 단기적 효과로 판단했다.

◆전문가들 “옛날 임대주택과 달라…집값 하락 없을 것”

많은 전문가들은 최근 추진 중인 임대주택은 예전의 영구임대주택 등과는 개념이 다르고, 오히려 젊은 층들이 유입되면서 주변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집값 하락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청년임대주택은 정부가 청년층의 자산형성에 도움을 주기 위해 초기 주거지 마련에 지원을 해주는 것”이라며 “예전 영구임대주택처럼 소득수준이 굉장히 떨어져 정부가 임대료를 보조해야 할 정도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최근에는 님비현상을 우려해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독서실, 보육시설, 카페, 운동시설 등의 편의시설을 함께 조성하는 분위기”라며 “옛날의 임대주택과는 다르게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임재만 세종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청년임대주택 부지 인근 주민들이 집값 하락을 이유로 반대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해 “기존 연구 사례를 보면 그렇지 않다고 봐야 할 것 같다. 또 역세권에 추진되는 것이기 때문에 워낙 땅값에 긍정적인 요소들이 많은 지역이라 큰 영향 없을 것”이라며 “과도한 반응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이어 “기존에 대단지로 들어온 임대주택과 외국 영화 등에서 저소득층이 밀집한 지역에 범죄율이 높아지는 부분들을 많이 보고 우려하는 것 같다”며 “청년층이 유입되면 동네가 더 젊어지고 활발해지기 때문에 집값 하락에 대한 영향은 없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행복주택 천왕 이펜하우스 7단지 전경
◆ "청년임대주택을 꼭 그런 시선으로 봐야 하나요"


현재 행복주택에 살고 있는 서울 강남의 한 스타트업에 다니는 개발자 정모(29)씨는 지난달 30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청년임대주택을 반대하고 있는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은 이해하지만, 사회적으로 더 많은 지원이 이뤄지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데 꼭 그런 시선으로 봐야 하나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씨는 2016년 4월 보증금 3800만원, 월세 19만원의 조건으로 천왕이펜하우스 7단지 행복주택에 입주했다. 2년이 지난 이번 달부터 보증금은 190만원, 월세는 2000원이 올랐다. 행복주택 입주 전 살던 월세방(보증금 1000만원, 월세 60만원)보다는 여전히 월세 부담이 훨씬 적다.



정씨는 “입주 후 인근의 천왕역 근처에 구로우체국과 대형 상가가 들어서서 상권도 좋아졌다”며 “물론 100% 행복주택 때문에 주변 환경이 나아지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기여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인근 지역 주민들과의 관계와 관련, “천왕지구 입주자들을 위한 인터넷 카페가 있다”며 “이곳에서 다양한 정보도 공유하고 중고 거래도 한다. 행복주택인 7단지 입주자들도 일반 아파트 입주민들과 아무런 거리감 없이 잘 지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7단지 내부에 북카페, 어린이집, 게스트하우스 등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며 “인근 아파트 주민들도 함께 이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최근 지금 살고 있는 행복주택을 재계약했다”며 “결혼하지 않는 한 사회초년생에게 주어진 6년의 기간은 다 채우고 나갈 생각”이라고 밝게 말했다.

그는 “일반적인 원룸은 가격 대비 방 크기가 작고 주차공간도 부족하고 환경이 열악하다”며 “지금 살고 있는 행복주택은 그에 비해 출퇴근이 조금 멀어진 것 말고는 다 좋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지연 기자 delay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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