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제요? 물론 폐지될 수 있겠죠. 그럼 그냥 제 인생사는 거죠.”
네덜란드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카타리나 아말리아(18) 공주는 쿨했다. 다음달 7일 맞이하는 18번째 생일을 기념해 지난 16일(현지시간) 그의 이야기를 담은 책 『아말리아』가 출간됐다. 코미디언이자 배우인 클라우디아 드 브레이즈가 공주와의 인터뷰 등을 기반으로 저술한 책이다. 공주는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영상에서 “(책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정말 멋지게 그려낸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로이터와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네덜란드에선 납세자의 비용 부담을 이유로 왕실에 대한 지지가 떨어지는 추세다. 지난해엔 코로나19로 네덜란드에 부분적 봉쇄 조치가 내려진 상황에서 아말리아 공주의 부모인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 부부가 그리스로 휴가를 갔다가 거센 비판을 받고 하루 만에 돌아와 사과하기도 했다. ‘군주제 폐지’에 관한 이야기는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아말리아 공주는 자신이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그는 2018년 이모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큰 충격을 받았고, 국왕 부부는 딸을 아동심리학자에게 데려가 상담을 받도록 했다. 공주는 네덜란드 국영방송 NOS에 “(상담을 받는 게) 금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끔 모든 게 너무 버거울 때 저는 누군가에게 이야기해요.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끼면 상담을 받죠. 모든 걸 털어내고 그다음 달을 (살아갈) 준비를 하는 거예요.”
왕실은 공식 일정 외에는 왕족의 사생활을 철저히 보호하지만, 공주는 동네 슈퍼에만 가도 관심이 쏟아진다. “(어딜 가도) 머리 위에 금붕어를 얹어놓은 사람인 것처럼 모든 사람이 나를 쳐다본다”는 공주지만, 바닷가 카페에서 종업원으로 아르바이트하기도 했다. 카페 주인은 농담으로 공주를 ‘칵테일 여왕’이라고 부른다. 학교에선 우등생으로 알려진 아말리아 공주는 “국왕 후계자가 아니었다면 가수나 승마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식 직책 받기 전엔 年 21억 포기”
아말리아 공주는 책에서 “왕관을 사랑한다”고 밝혔다. 어릴 때부터 엄마가 썼던 왕관과 장신구를 써보기를 좋아했고, 왕관을 보면 한눈에 어느 나라의 왕관인지 알아볼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진짜 자신의 왕관을 쓸 준비는 아직 안 됐다고 그는 고백했다.
아말리아 공주는 지난 6월 성인이 되면 매년 받게 되는 생활비와 수당 160만 유로(약 21억6000만원)를 포기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마르크 뤼터 총리에게 보낸 자필 서한에서 “아무 대가도 치르지 않고 돈을 받는 건 불편하다”며 “왕실에서 공식 직책을 맡을 때까지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학생 신분으로는 왕족으로서의 혜택을 누리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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