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비행중 피격… 2명 사망

러, 양국 무력전쟁 개입할수도

아제르 “우발사고… 배상할것”

무력충돌이 빚어지고 있는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의 국경 지대에서 러시아 헬기가 아제르바이잔의 미사일 공격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양국 간 분쟁에 최대한 개입을 자제하던 러시아가 입장을 바꿔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주목되고 있다. 러시아가 아르메니아의 편을 들어 무력 전쟁에 개입할 경우 직간접적으로 아제르바이잔을 지원하고 있던 터키와의 대리전으로 확전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9일 타스통신, 가디언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 당국은 이날 아르메니아 주둔 102 군사기지 소속 MI-24 헬기가 오후 6시 30분쯤 아제르바이잔 국경에 인접한 아르메니아 마을 예라스흐 인근에서 휴대용 로켓포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러시아군 당국은 이 사고로 승무원 2명이 사망했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시 헬기는 러시아군 차량 행렬을 호위 중이었으며, 피격 장소는 아제르바이잔이 아닌 아르메니아 상공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아제르바이잔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사고가 우발적이었으며, 인명 피해 등에 사과하고 이에 대한 보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헬기가 어두울 때 낮은 고도로 레이더 탐지 범위를 벗어나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국경 근접 지역을 비행했다”면서 “러시아 공군 헬기는 이전에 이 지역에서 포착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역은 최근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교전을 이어가고 있는 나고르노 카라바흐 지역과는 70㎞ 이상 떨어진 지역이다.

그러나 이번 격추사건으로 그동안 양측의 분쟁을 사실상 방관하던 러시아가 무력 개입에 나설지 주목되고 있다. 지난 9월 이후 지속적인 교전이 발생해온 데 대해 러시아는 양측의 휴전을 촉구하면서 최대한 무력 개입을 자제해왔다. 그러나 자국 헬기가 로켓에 격추되면서 러시아가 입장을 바꿀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러시아는 지난 1994년 양측의 휴전협정 때 아제르바이잔이 나고르노 카라바흐 이외의 지역을 공격할 경우 기꺼이 아르메니아를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21/0002448838?sid=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