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
참으로 답답하고 암담한 심정입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아야할 상황이고, ‘하야’와 ‘탄핵’이라는 말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 출범 4년차에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좌절감을 느끼셨겠지만, 박근혜 정부의 초대 총리를 지낸 제가 갖는 참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모두들 대통령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고 있습니다. 비판이 난무할 뿐이고, 진실을 추구하려는 목소리는 묻히고 있습니다. 저는 박근혜정부의 총리를 지낸 사람으로서 자숙이 필요한 때라는 생각에 그동안 침묵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검찰 수사가 진행중이고, 진실규명 작업이 한창인데도 실체와 증거보다는, 추측과 확인되지 않은 의혹들에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상이 드러나기도 전에 보도를 통해 모든 내용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느낌입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그렇게도 금기시하는 마녀사냥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저는 이제 감히 국민 여러분께 나서서 저의 생각을 밝히는 것이 도리라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국면에서 입을 연다는 게 자칫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난의 몰매를 맞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만, 이러한 때에 침묵하는 것은 오히려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어 국민 여러분께 호소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법률가인 제가 봤을 때, 지금까지 드러난 것은 대통령이 최순실과 가깝게 지냈고, 최순실이 이를 이용해 국정에 개입하여 사익을 도모했다는 정황들이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것만 해도 국민 여러분께서 그동안 대통령에 대하여 가져온 기대가 좌절로, 애정이 분노로 바뀌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순실이 저지른 불법, 위법 행위에 대통령이 개입한 사실이 있다면 그에 대한 응분의 책임은 피할 수 없는 일입니다. 국민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하듯이, 대통령도 예외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진실 규명도 되기 전에 대통령에게 무한 책임을 지라는 요구와 주장, 그 또한 결코 법 앞에 평등이 아닙니다. 그것은 일시적 분풀이에 불과할 뿐입니다.
제가 2년 동안 총리로 재직하면서 회의나 면담 등 기회에 대통령을 숱하게 많이 만났고, 많은 대화를 나눠 보았습니다. 저는 그 기회에 대통령이 오랫동안 공부를 많이 해서 너무 많이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자주 있었습니다. 대통령이 너무 많이 알면 국정이 일방적으로 경직되기 쉽다는 걱정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점에서 “외부의 조력이 없이는 판단도 제대로 못하는 대통령”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 일부의 주장은 저로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습니다.
국민 여러분! 이제는 냉정을 되찾아야 합니다.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와 특검 조사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진실은 가려질 수 없습니다. 진실이 규명된 후 그에 상응한 책임을 물으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법적,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일방적으로 추궁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한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라 칭송받는 대한민국의 위상에 걸맞는 국민적 성숙함을 보여야 할 때입니다. 다시 말씀 드리자면 검찰 수사 결과 발표를 지켜보는 인내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저는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되기 위하여는 부패가 없고 공정하며 깨끗한 나라, 서로 나누고 베풀며 배려하는 따뜻한 나라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젊은 세대들이 자긍심을 갖는 나라가 되도록 하기 위한 국민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사태가 선진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희망합니다.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호소합니다. 냉정을 되찾아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016년 11월 16일
전 국무총리 정홍원
출처:http://news.mt.co.kr/mtview.php?no=2016111710107636331&VMN
박근혜 정부에서 만 2년을 국무총리로 일한 정홍원 전 총리(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 추진위원장)가 입을 열었다. 최순실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가 진행 되는 가운데 증거보다는 추측과 의혹에 힘이 실리고 있다며 이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마녀사냥에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또 최순실이 저지른 불법에 박 대통령이 개입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한책임을 지라는 요구는 일시적 분풀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이 스스로 아무것도 판단하지 못하는 사실상 '아바타'였다는 의혹에는 국정에 대해 오히려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정 전 총리는 17일 오전 측근을 통해 '정홍원 전 국무총리가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배포하고 "모두 대통령을 향해 손가락질하고 있으며 비난이 난무하는 가운데 진실을 추구하려는 목소리는 묻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전 총리는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고 진실 규명이 이뤄지고 있는데 증거보다는 추측과 확인되지 않은 의혹들에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진상이 드러나기도 전에 보도를 통해 모든 내용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데 이게 마녀사냥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한탄했다.
정 전 총리는 "이런 국면에 입을 연다는게 자칫 많은 사람으로부터 비난의 몰매를 맞을 수도 있겠지만 이런때 침묵하는 것은 외려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최순실이 대통령을 이용해 국정에 개입하고 사익을 도모했다는 정황만으로도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좌절로, 애정이 분노로 바뀌었다는 점도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순실의 불법 위법에 대통령이 개입한 사실이 있다면 이에 대한 응분의 책임은 피할 수 없겠으나 국민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하듯 대통령도 마찬가지"라며 "진실규명도 되기 전에 무한책임을 지라는 요구와 주장은 법앞에 평등이 결코 아니며 일시적 분풀이에 불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총리는 "나는 2년 간 총리로 재직하면서 회의나 면담 기회에 대통령을 숱하게 만났고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그때마다 대통령이 오래 공부해 너무 많이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때가 있었다"며 "대통령이 너무 많이 알면 국정이 일방적으로 경직될 수 있다는 걱정을 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런 점에서 외부의 조력 없이는 판단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대통령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 일부의 주장은 저로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 전 총리는 "국민여러분은 이제 냉정을 되찾아야 한다"며 "검찰조사와 특검 조사가 예정된 만큼 진실이 규명된 후에 그에 상응한 책임을 물으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지만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책임을 일방적으로 추궁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며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는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