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한국을 찾지 않았던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1년 만에 증가 전환했다. 기저효과 영향이 크지만 사드 보복 해제 분위기를 감안하면 국내 여행·관광업계에 봄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된다.
기획재정부가 13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4월호'에 따르면 지난달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속보치)는 약 40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13.3% 증가했다. 정확한 통계는 한국관광공사가 이달 하순 내놓는다.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3월 36만782명으로 전년 대비 24만명 줄며 감소하기 시작했다. 한반도 사드 배치에 따라 중국의 경제 보복이 본격화돼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2월 15일부터 '한국 단체 관광상품 판매 금지' 조치를 내렸다.
지난해 8월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보다 61.2%(53만4000명 감소) 줄기도 했다.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 한 명이 한국 여행 도중 쓴 평균 경비 323만원(알리페이 조사)을 적용하면 약 1조7000억원에 가까운 돈이 증발한 셈이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 폭은 지난해 9월부터 점차 축소되다 1년 만에 플러스를 기록했다. 축포를 쏘는 건 아직 이르다. 지난해 3월 급감했던 중국인 관광객 지표와 비교하면 기저효과 영향이 커서다. 과거 3월 수치와 비교해도 힘을 더 내야 한다. 2016년, 2015년 3월 중국인 관광객 수는 각각 60만1000명, 51만5000명이었다.
하지만 최근 한·중 관계가 개선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전망은 괜찮다.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해 "(사드 보복과 관련) 조속한 시일 내에 가시적 성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중·하순엔 사드 갈등으로 중단됐던 한·중 경제공동위원회가 2년 만에 열릴 예정이다.
고광희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지난해 11월 중국 북경, 산동성 지역에서 단체 관광객 제한을 부분 허용했는데 활성화되진 않았다"며 "지난달 양제츠 위원의 방한 이후 이 지역에서 관광객 수가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재부는 최근 한국 경제에 대해선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총평했다. 수출, 광공업 생산, 소비(소매판매), 설비투자 지표가 기재부 판단을 뒷받침했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 대비 6.1% 늘며 1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2월 광공업생산은 전월 대비 1.1% 늘며 2개월 연속 증가를 유지했다. 자동차(5.1%), 반도체(4.7%) 성적이 좋았다. 2월 소비는 의복 등 준내구재,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판매가 늘며 전월보다 1.0% 증가했다.
2월 설비투자는 선박 등 운송장비 투자(21.7%) 호조로 1.3% 늘었다. 4개월 연속 증가세다. 2월 건설투자는 건축 공사실적이 줄며 전월보다 3.8% 감소했다.
기재부는 경제 하방 요인으론 고용을 들었다. 지난달 신규 취업자 수는 11만2000명으로 2개월 연속 10만명대 그쳤다. 지난 2월 취업자는 2010년 1월(-1만명) 이후 가장 적게 늘기도 했다. 3월 실업률은 4.5%로 동월 기준 2001년 이후 가장 높았다. 청년실업률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11.6%를 기록했다.
고 과장은 "통상현안, 미국 금리인상 등 대내외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겠다"며 "경기회복세가 일자리·민생개선을 통해 체감될 수 있도록 경제정책방향, 청년일자리 대책, 2단계 지역대책 등 정책 노력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박경담 기자 damda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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