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새마을운동·중화학 등 강조
ㆍ경제실정·악화 부분 안 다뤄
국정 역사교과서의 현대사 기술이 국방부의 <정신교육 기본교재>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방부 교재 저자 중 한 명인 나종남 육군사관학교 교수는 국정교과서 현대사 집필진으로 참여했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2013년 국방부 정신전력과에서 펴낸 <정신교육 기본교재>와 고교 <한국사> 현장검토본을 비교한 결과 상당한 유사점이 발견됐다”고 15일 밝혔다. 군 교재는 박정희 시대의 초점을 ‘경제발전’에만 맞췄다. 수출주도형 산업화 전략, 새마을운동, 철강산업과 중화학공업 육성이 핵심 키워드다. 군 특성상 정부의 성과를 강조할 수밖에 없다고 해도, 이 교재는 박정희 경제정책이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었던 것처럼 기술하고 있다.
국정교과서도 비슷하다. 교육부는 박정희 시대의 경제발전과 유신독재를 모두 기술해 공과를 균형있게 다뤘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경제정책을 부작용 없는 만능정책이었던 것처럼 기술한 것이다. 현대사 1호 박사인 서중석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박정희 정권 초기(1961~1964년) 농어촌 고리채 정리, 화폐개혁 등 잇단 정책 실패로 ‘박 정권의 시행착오’라는 말이 유행어가 됐다”며 “1978년에도 노풍(통일벼 계열 신품종) 전염병 피해와 중화학공업에 대한 과다 중복 투자로 경제가 악화돼 경제각료를 대폭 바꿨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국정교과서는 박정희 경제정책의 실패나 경제 악화는 전혀 다루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국정교과서도 군 교재처럼 수출 주도의 경제개발체제와 새마을운동, 중화학공업과 철강산업의 육성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특히 국정교과서는 이례적으로 재벌 창업주 3명을 따로 소개해 비판을 받았는데, 군 교재도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기업가정신’을 따로 소개했다.
군 교재는 국정교과서처럼 1948년을 대한민국이 건국된 해로 표기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건국 대통령’으로 소개했다. 6·25전쟁 부분에선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한 맥아더 장군을 다루며 군 교재와 국정교과서가 똑같은 사진을 썼다.
노 의원은 “박정희를 미화한 국방부 정훈교재처럼 교과서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편향된 역사관을 심어주려 했다”며 “국정 역사교과서를 즉각 폐기하고 집필료도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