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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전=석유전’… 전쟁의 공식은 언제까지 유효할까 [세계는 지금]

  • 작성자: 우량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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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1071
  • 2022.04.07

“러시아는 석유와 가스, 석탄을 팔고 그 돈으로 무기를 구입합니다. 이것은 화석연료 전쟁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나흘째인 지난달 27일 우크라이나 기후학자 스비틀라나 크라코우스카는 제55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총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기후 변화와 이번 전쟁의 유사점에 대해 생각해 보니 인류에 대한 위협의 뿌리가 화석연료라는 점이 분명하다”고 했다. 전쟁이 터지자 한목소리로 러시아를 비판한 유럽은 그동안 많게는 하루에 10억달러(약 1조2200억원) 꼴로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 석탄을 들여왔다. 이런 오일머니는 한해 700억달러(약 85조5400억원)에 달하는 러시아 국방 예산을 채우는 데 한몫했다.

사실 길게 보면 이번 사태뿐 아니라 20세기 이후 모든 전쟁은 근본적으로 화석연료 전쟁이었다. 전쟁은 호롱불 연료로나 쓰던 석유를 일상 깊숙이 끌어들였고, 국제사회는 화석연료를 뺏기 위해 혹은 패권을 공고히 하고자 피비린내 나는 싸움을 했다. 20세기를 통틀어 그리고 지금도 이 사실은 변함없다. 그런데 한 가지가 변수가 생겼다. ‘탈탄소’의 등장이다. 화석연료에 취해 있던 국제사회가 기후위기를 맞아 석탄·석유와 결별하자고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현대전=석유전’ 공식은 언제까지 유효할까.


(중략)


◆‘현대전=석유전’ 언제까지 유효할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크라코우스카가 말했듯 화석연료 전쟁임은 분명하다.

러시아가 3대 수출품인 원유와 정유, 천연가스로 벌어들이는 돈은 러시아 총 수출액의 절반이 넘는다. 세계 2위 원유·가스 수출국인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키고 서방의 제재가 잇따르자, 지난해 말 배럴당 70달러를 밑돌았던 국제 유가는 이달 초 한 때 120달러를 넘어서는 등 고공행진 중이다. 러시아는 “국제사회가 원유 금수조치를 취하면 연말쯤 유가가 300달러 이상으로 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과연 우리 석유·가스 없이 버틸 수 있겠어?’라는 으름장이다. 유럽 최대 경제국이자 에너지 전환에 앞장 서 온 독일도 당황한 모습이다. 독일은 천연가스의 55%를 러시아에서 들여온다.

미국 정부는 유가를 진정시키기 위해 기업들에 원유 생산량을 늘리라고 촉구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석유 생산을 규제해왔는데 우크라이나 사태를 맞아 방향을 바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제니퍼 그랜홈 미 에너지부 장관이 ‘시추하라고, 자기야. 시추!’(drill, baby, drill)를 읊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시추하라고…’는 화석연료 업계의 지지를 받는 공화당이 애용하는 선거 구호다.

비싼 가스나 석유 대신 석탄 발전을 늘리기도 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영향으로 “유럽연합(EU)의 탄소 배출이 8%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기까지는 석유가 무기화된 이후 벌어졌던 양상과 똑같다.

그러나 바야흐로 세계는 탈탄소 시대에 접어들었다. 국제 사회가 화석연료의 퇴장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벌어졌다는 점에서 이번 전쟁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블룸버그는 “지금까지 (지도자들이) 이번 세기 중반이라는 긴 호흡 속에서 에너지 전환을 이야기했다면, 이제는 ‘당장 러시아 에너지를 끊고 돌아오는 겨울을 어떻게 나지?’라는 단기 과제에 답해야 한다”며 그린 에너지가 그 어느 때보다 빨리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와 수입 대체, 원전 및 바이오매스 활용, 에너지 효율화 등으로 유럽이 러시아 가스의 절반을 올해 안에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발전 부문뿐 아니라 전기차 보급도 장기적으로는 석유 의존을 낮출 수 있다. 전기차 보급률이 15%인 노르웨이의 경우 2011년 이후 석유 수요가 10% 줄었다.

 

문제는 그 비용을 사회적으로 수용할 수 있겠느냐 하는 점이다. 블룸버그는 러시아 화석연료를 쓰지 않으면 EU가 매년 2000억유로(약 268조6000억원)를 더 써야 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독일 북동부 루브민에 있는 노르드 스트림 2 PIG 수신소 옆에 있는 가스케이드 가스 수신소. AFP연합뉴스

강해나 주한영국대사관 선임기후에너지 담당관은 25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화석연료 가격이 상승하는 걸 경험하면서 에너지 전환을 안보 차원에서 바라보기 시작했다. 에너지 전환을 빨리 했다면 러시아 리스크가 줄지 않았을까 하는 목소리가 나온다”며 “2년 전 코로나19가 터진 이후 10포인트 플랜(녹색산업혁명을 위한 영국의 10대 계획)이 나왔듯 앞으로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담당관의 말대로 진행된다면 석유 시대를 앞당긴 것도, 서둘러 밀어낸 것도 결국 전쟁인 셈이다.

‘석유는 어떻게 세계를…’을 쓴 최지웅 한국석유공사 스마트데이터센터 연구원은 “1차 오일쇼크 이후 영국은 북해를 본격적으로 개발했고 프랑스는 원전을 확대했다. 이번에도 그런 노력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면서도 “지난 2년 동안은 저유가였기 때문에 여유있는 시각에서 에너지 전환을 추진할 수 있었지만, 지금처럼 고유가인 상황에서 대중은 당장의 에너지 가격에 사로잡히게 되기 때문에 동력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출처 : http://www.segye.com/newsView/20220322519647?OutUrl=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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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외국에서의 수입에 의존해야만 하는 화석연료에서 자국 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전환은 더욱 가속될 것이라는 전망. 에너지 전환을 더 빠르게 했더라면 러시아 리스크가 더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반성. 재생에너지는 자유에너지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음. 올해 폐쇄하기로 한 원전은 폐쇄시점을 늦춰서 더 운영할 가능성이 높음. 그러나 이것이 신규원전의 건설 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님.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전환을 더더욱 빠르게 하면서 그 동안 지금 있는 전력원을 쓸수 있는 만큼 쓰겠다에 가까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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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바다님의 댓글

  • 쓰레빠  피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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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유가격은 코로나때 빠지고 나서 이후부터 꾸준히 오르고 있었다. 기레기 뇌피셜에 속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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