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라인 '잡음' 차단하기 바쁜 靑
趙통일도 "훈련조정 가능" 논란
◆ 한반도 '운명의 봄' ◆
4월 말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통령이 잇단 말실수로 청와대·여당과 엇박자 행보를 보여온 송 장관에게 직접 주의를 환기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송 장관은 취임 초부터 여러 차례 청와대 외교안보라인과 다른 메시지를 내보내는 '설화'를 겪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매일경제에 "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 발표가 있던 당일 송 장관에게 각별히 대외 메시지 관리를 주문했다"며 "살얼음판을 걷는 외교전이 시작된 만큼 대외 메시지 관리가 필요하다는 당부를 한 것"이라고 전했다. 송 장관은 6일 대통령의 주의에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으나 이틀 후 스콧 스위프트 미국 태평양함대사령관을 만나 "4월 한미 연합훈련에 원자력 잠수함 등 전략자산을 전개 안 하셔도 된다"고 농담을 던져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국방부는 보도가 나가자 "장관이 청와대에서 말조심 경고를 받았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런 대통령의 우려에 6월 지방선거 이후 2기 내각이 구성될 경우 송 장관이 교체 대상에 오를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하지만 국방위 소속 여당 중진 의원은 "말실수와 달리 송 장관의 업무능력은 청와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이제 막 국방개혁이 시작된 만큼 그런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했다. 또 다른 여당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 송 장관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는 의원이 한두 명이 아니다"며 "지금은 여당보다 야당 의원들이 송 장관을 훨씬 더 좋아하는 것 같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지난 10일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앞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따라 한미 훈련들이 조정될 그런 것들이 한미 간에 협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한미 간 논란이 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송 장관은 취임 초부터 남북 대화를 강조해 왔던 문정인 외교안보특보와 각을 세우며 청와대와 여당이 불편해할 만한 대북 강경 발언을 거리낌 없이 해왔다. 그에 대한 대통령의 신뢰는 변함이 없다지만 여당 내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 일부 의원 사이에서는 사석에서 "시기가 급박하고 마땅한 대안이 없어서 그렇지 확 갈아버렸으면 좋겠다"는 발언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고 한다.
송 장관은 작년 9월 문 특보에 대해 "학자 입장에서 떠드는, 상대해서는 안 될 사람이며 개탄스럽다"거나 "주한미군의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가 청와대로부터 "정책 혼선을 야기했다"며 엄중주의 조치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그의 국회 돌출 발언은 계속 이어져 "김관진 석방이 참 다행이다"(작년 11월)거나 정부가 대북 제재의 가장 강력한 수단인 "해상 봉쇄를 검토하고 있다"(작년 12월)고 밝힌 다음 뒤늦게 해명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 문제를 유리그릇 다루듯 해달라"는 문재인 대통령이 송 장관에게 메시지 관리를 당부한 것은 그의 돌출 발언이 자칫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박태인 기자]
http://v.media.daum.net/v/201803111803036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