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미투 운동'을 색깔론 결부시켜 정치 소재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자유한국당 전국여성대회, 지난 6일] "처음 시작할 때 저 건(미투운동) 홍준표와 우리 당의 모 의원(최교일 의원)을 덮어씌우기 위한 출발로 봤습니다."
홍준표 대표는 이런 식으로 미투운동을 음모론과 연결하더니, 다음 날 청와대 회동에서도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력 가해 사건이 폭로된 걸 난데없이 임종석 비서실장이 기획한 게 아니냐는 취지의 음모론을 또 제기했습니다.
발언의 진의를 묻자 이번엔 미투운동을 조롱의 소재로 삼았습니다.
[장제원/자유한국당 의원] "개인적으로 친한 농담을 하신 거 같아요. 큰 의미는 둘 것 없을 거 같습니다."
때문에 홍 대표의 준법의식과 인권적 감수성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투운동을 음모의 소산으로 보는 그의 언급은 성폭력 피해자를 공작의 도구로 비하하는 동시에 2차 피해를 야기하는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는 언행이기 때문입니다.
[이혜훈/바른미래당 의원] "(미투 운동의 외침을) 장난처럼 받아들이고 조롱거리로 삼고 농담거리로 삼고 희화화하는 정치인을 보면서 정말 이런 정치 세력은 이 땅에서 몰아내야…"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기본적 인권의 문제를 색깔론과 결부시켜 노골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1980년대에 좌파들이) 성 수치로부터 해방이란 타이틀로 성을 공유하던 그런 의식이 있었습니다. 가열차게 해가지고 좌파들 좀 더 많이 걸렸으면 좋겠습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연일 진보세력 책임론을 외치는 한편으로 과거 자신들의 과오에 대해선 감싸는 듯한 발언도 나옵니다.
[박순자/자유한국당 의원·성폭력근절위원회 위원장] "우리에게 있었던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들은 거의 뭐 '터치' 그리고 같은 술자리 합석에서 있었던 일들…"
최근 자유한국당과 홍준표 대표의 일련의 언행은 미투운동의 정신을 근본부터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MBC뉴스 박종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