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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 짧으면 괜찮다"는 정부..의료계 "종이상자 배달 자체가 문제"

  • 작성자: 자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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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1282
  • 2020.09.23
http://news.v.daum.net/v/20200923183042117

종이상자에 담겨 의료기관에 공급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과 관련, 보건당국은 "상온 노출 시간이 길지 않다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종이상자로 백신이 공급된 경우는 처음이며 그 자체가 문제”라고 반박하면서 공급이 중단된 500만 도즈(1도즈는 1회 접종량) 분량 백신의 안전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종이상자에 담긴 백신을 받았다는 사례가 곳곳에서 잇따르면서 ‘극히 일부가 상온에 노출됐을 것’이라는 당국의 추정이 크게 엇나갈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23일 대전 지역 개원의로 자신을 밝힌 제보자는 한국일보에 “우리 병원에도 신성약품이 종이상자에 넣은 150개 독감 백신이 배달됐다”며 “대전, 충청권 (병원)원장님들도 종이박스로 배달 받았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공급업체 신성약품의 이름이 찍힌 테이프로 포장된 종이박스 사진도 전달했다. 전날 종이상자로 백신을 받았다는 의사들의 온라인 발언(메디게이트)을 감안하면 상당히 많은 백신 물량이 실제 곳곳에서 종이상자에 담겨 공급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상온 노출 의심 물량이 어느 정도인지 사태 발생 이틀이 지나도록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문제가 된 신성약품 공급 500만 도즈를 의료기관ㆍ보건소에서 보관하고 있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주 정도의 샘플링 조사를 실시한다는 방침만 발표했을 뿐이다. 이 조사에서 문제가 없을 경우 중단된 무료 백신 접종을 순차적으로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질병관리청은 이날 ‘전량 폐기 가능성’과 ‘무료 접종 대상 일정 순서’ 등을 묻는 질의에 “식약처 품질검사 결과에 따라 문제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그에 따라 대응 계획을 강구할 예정”이라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보건당국은 ‘생물학적 제제 등의 제조ㆍ판매관리 규칙’에 따라 백신을 냉장차량 등으로 직접 수송할 때는 아이스박스 등 냉각용 수송용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이번에 문제가 된 백신이) 실제 냉동차를 벗어나서 운반된 시간은 1시간 이내, 좀 더 현실적인 과정은 10분 내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이번 국가 무료접종 계획의 백신 공급업체인 신성약품이 관련 업무를 처음 맡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건당국이 보다 명확한 운송ㆍ공급 기준을 제시하고 업체가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지 확인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의 백신 ‘콜드 체인’(생산부터 사용까지 적정 온도를 유지하도록 하는 체계) 지침에는 20여 종류의 백신 가운데 인플루엔자 백신을 폴리오경구백신(OPV) 다음으로 ‘열에 민감한’ 백신으로 분류하고, 생산ㆍ보관ㆍ운송 전 과정에서 온도를 유지하는 방법을 세세하게 나열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WHO의 지침은 애초부터 철저한 온도(2~8도) 유지를 전제로 한 것이어서 ‘종이상자에 담아도 냉장차량으로 이동하면 문제 없다’는 식의 ‘해명’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개원의 단체인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입장문을 내 상온 노출 백신 전량 폐기를 요구했다.

WHO지침과 달리 식약처와 질병청이 지난 7월 백신 제조업체와 공급업체, 의료기관 등에 배포한 ‘백신 보관 및 수송 관리 가이드라인’에는 수송과 관련한 지침이 전체 26페이지 중 1페이지 남짓에 불과하다. 내용도 ‘온도 유지에 필요한 용기ㆍ장비를 사용하고, 허가 받은 보관조건을 유지해 안전하게 수송하라’식이 거의 전부다.

익명을 요구한 한 내과의사는 “택배 전달하듯 병원 입구에 백신이 든 종이상자를 놓고 갔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안전성을 어떻게 믿느냐"며 "온도 유지만 강조할 뿐 적재나 하역, 전달 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건당국의 지침이 없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사는 "종이상자로 백신을 받기는 처음"이라며 "정부가 제시한 낮은 입찰가로 낙찰받은 업체가 유통 마진을 늘리기 위해 아이스박스가 아닌 종이상자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귀띔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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