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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람장사 끝났다"..파산하는 인력파견업체

  • 작성자: 장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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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2077
  • 2018.03.08

버블경제가 무너진 후 일본 정부는 사내 하청 노동자를 보호하고, 기업의 탄력적인 인력 운용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1998년 ‘파견법’을 제정했다.

그 후 파견업체가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정규직 입사에 실패한 노동자들은 이들을 통해 취업했다. 하지만 지난 20여년간 월급 일부를 차감 당하는 것으로 모자라 계약 연장을 위해 불편과 고통을 감수해야만 했다.

인구감소로 일손이 부족해진 지금. 기업도 근로자도 이들에게 등을 돌리기 시작해 영세한 업체를 시작으로 도산이 이어지고 있다. 
비정규직 차별을 반대하는 시위. 비정규직을 대표하는 이들은 바로 파견사원들이다. (사진= NPO 법인 노동 상담 센터)
■ “시대는 변했다” 
파견업체의 몰락은 일력 시장의 변화와 함께 예견된 일이었다. 
일손 부족으로 기업이 일할 근로자를 구하지 못해 문을 닫는 상황. 파견업체를 통해 간접취업을 희망하는 사람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반면 업계에서는 취업에 실패한 사람들이 파견업체에 몰리면서 순풍이 불어올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는 큰 착각이었다. 예상보다 심각한 인력 부족난에 그간 파견업체와 계약으로 정규직보다 낮은 임금을 받던 근로자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노동자들의 의식변화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경쟁사에서 인재 확보를 위해 직접고용에 나서면서 노동자들은 파견업체를 끼고 낮은 임금, 낮은 복지, 단기계약인 기업에 입사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또 파견업체에 매월 월급의 일정 부분을 떼이지 않아도 되고, 안정된 정규직으로 채용될 수 있기 때문에 파견업체는 물론 이들과 계약한 기업 역시 인재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 결과 기업이 파견업체와의 계약을 서둘러 해제하면서 직접고용을 진행하면서 일거리와 인재가 줄어든 파견기업의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든 것이다.

■ “사람장사 끝났다”
이러한 흐름은 일본 도쿄 상공 리서치가 발표한 특별 보고서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해 인력 파견업계의 도산은 전년도 대비 2% 포인트 증가한 76건이 보고됐다.
특히 2년 연속 전년도 대비 도산 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작고 영세한 기업에서 도산이 증가하는 추세다.

파견업체의 도산은 일손 부족의 원인이 크지만, 지난 2015년 개정된 노동자 파견법이 올해 9월 시행을 앞두고 업계의 영업환경을 악화한다는 의견이다.

바뀔 노동법은 파견 근로자가 5년 이상 한 직장에서 근무하면 정규직에 준하는 채용(무기계약 등)을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에 단기로 계약을 갱신하며 파견노동자들에게 고정적인 수익을 얻던 업계가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게 되고, 실제 도산한 기업의 약 70%가 영업이익 감소가 원인이었다.

영업이익 감소, 인재확보의 어려움 등 급변한 시장 상황에 위기를 느낀 업계에서는 뒤늦게 이들 파견 사원들의 처우를 개선한다고 밝혔지만 등 돌린 기업과 근로자들의 마음을 되돌리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전망이다.

■ “누구를 위한 파견법인가?“
앞서 일본 정부는 하청 노동자를 보호하고, 기업의 탄력적인 인력 운용을 명분으로 파견법을 만들어 시행했다.

하지만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기업들은 제일 먼저 파견업체와 이들과 계약직원들을 줄줄이 거리로 내몰았다.

대량해고가 현실이 되자 노동자들은 거센 시위를 벌였고, 뒤늦게 교훈을 얻은 정부는 법을 개정하고 또 개정해 5년간 고용을 보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인재 파견기업 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도산이 늘자 노동자의 원활한 급여수급 등 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자산요건을 강화하고 부채총액을 제한하는 조처를 내리면서 영세한 사업자의 부담이 증가하자 서민 기업 죽이기라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일본 우정사업국이 비정규직 노동자 약 1만 4000명을 해고해 논란이 일었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사용하고 버리는 건 용서할 수 없다"는 문구가 이들의 분노를 대변하고 있다. 비정규직 해고 문제는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내년 법 시행을 앞두고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사진= 도쿄지방법원 판결 집회)
3개월 단위계약으로 한 회사에서 17년간 근무한 여성이 파견업체로부터 고용 중단을 통보받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 레이버넷 캡처)
일본인 사장의 부당한 차별로 고통을 호소하는 재일 한국인 여성들. 그들는 불합리함을 호소하며 법원에 제소했다. (사진= 마이니치신문 캡처)
반면 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운영되는 이들 파견 기업은 사회에서 없어져야 한다는 강경론도 만만치 않다.

이러한 가운데 노년층이나 취업에 실패한 이들이 사회진출을 위한 유일한 출구라는 의견 등 정부는 정부대로 기업과 근로자들은 각자 위치에서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일본은 지난 20여년간 파견을 장려하며 늘려왔다. 그 결과 사회에 크고 작은 갈등이 발생하고, 소득 불균형을 초래해 서민 생활이 힘들게 됐다는 비판여론이 크다. 또 시장 상황이 변하면서 이들 파견기업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주고 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근로자와 기업이 함께 웃을 수 있는 대안이 지금 일본에 필요한 모습이다. 근로자가 없으면 기업도 없다. 그리고 나라도 존재할 수 없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http://v.media.daum.net/v/20180308132306377?rcmd=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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