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한 곳은 아키하바라역. 내리자마자 신천지가 열린다. 전 세계 서브컬쳐 문화의 중심지, 애니메이션과 영화 그리고 철도와 격투기. 여기에
AV
와 그라비아가 조합된 환상의 도시.
SOD
가 이곳에 터를 잡고
VR
성인용품 체험방을 알리기 시작한 건 우연이 아닐 터.
지난번 텐가 본사 취재 이후 이번에도 국내 성인용품 기업 바나나몰의 후디를 입고 SOD 체험방을 찾아 헤매기 시작했으니, 이 역시 한일의 ‘위대한 교류’일지 모르겠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성욕에는 혐한(嫌恨)도 반일(反日)도 없을지니.
실제로 본 적은 없으나 대단히 익숙한 느낌을 주는 메이드, 안경을 쓰고 묘한 지휘봉을 든 교육 공무원들이 나를 불러 세운다. “같이 카페 가서 노는 거 어때요?” 참아야 한다. 나의 목적은 VR 성인용품 체험방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한다.
성문화 산업이라는 게 그렇다. 성인물, 성인용품 등 다양한 시장이 유기체처럼 엮여 발전한다. 국내 분위기가 이상한 이유다. 성인물은 불법이다. 그런데 사실 누구나 다 보고 있다. 성인용품은 합법이다. 근데 여전히 사회적 제재가 잇따른다. 답이 안 나오는 공식, 이게 수능 수리 문제였다면 청원 올라가고도 남았다!
일본 케이블 방송국 ‘엔터메테레(エントメテレ)’ 바나나몰 청담 매장에 취재하러 왔을 때다. “한국은
AV
존재 자체가 불법입니다” 이 한마디에 경악하던 진행자가 생각난다. 하긴 이상할 거다. “불법인데 다들 어떻게 아는 거야? 그럼 다들 범죄자야?”
잡다한 생각과 함께 길을 걷는 동안 어느새
SOD
VR
용품 체험방이 나타났다. 의외로 사람이 많다. 이른바 오타쿠(御宅)라 불릴 것 같은 사람만 있는 게 아니다. 퇴근 길 양복 차림의 회사원, 멋지게 꾸민 대학생 등 다양하다. 심지어 한국인 관광객도 있다.
내 차례다. 방 번호가 적힌 번호표 하나를 준다. 그리곤 원하는 패키지가 뭐냐고 묻는다. 가격별로 저가 성인용품 1개와 기본
DVD
, 고가 성인용품 1개와 최근
DVD
3장 대충 이런 식으로 구성이 달라진다. 나는 기본 패키지를 선택했다.
건물 위로 올라가니 수많은 방이 나온다. 한국의
DVD
방 같은 느낌이 딱 맞다. “저 방에 들어가 작은 홀 안에 나의 채취를 담는 건가” 아직 본 게임은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부터 현자타임이 온다.
24번, 배정 받은 방 앞에 도달했다. 용기를 내 문을 열어보자. 문 뒤에는 수많은 가상 현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가자!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이 앞장서 있는 성인 문화의 신기원 속으로….
기사 출처(전문 보기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10&oid=144&aid=0000598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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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물 보다보니 저도 좀...... 가보고싶네요...... 가보신분 혹시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