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중 외교부 “금한령, 들은 적 없다”면서도 모호한 입장
ㆍ언론 “드라마·예능 등 방송 금지”…국내 관련주 ‘급락’
중국 당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도입 결정에 대한 보복으로 한류 전면 금지 조치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히 퍼지고 있다.
남방재부(南方財富)망 등 현지 온라인매체들은 21일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이 한 단계 더 강화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보도들은 지난 18일 웨이스관차성(衛視觀察生)이란 아이디의 누리꾼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올린 “장쑤(江蘇)성 방송국 관계자가 한국 스타가 출연하는 모든 광고방송을 금지하라는 통지를 받았다”는 글을 인용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 드라마·영화·예능 프로그램과 한국 작품을 리메이크한 프로그램은 모두 방송이 금지된다. 다만 이미 심의를 통과한 작품이나 프로그램을 정식으로 구입한 예능 작품은 예외다. 특히 이번 조치는 지방 31개 성·시 위성방송은 물론 지방 방송과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에까지 적용된다고 전했다. 시나(新浪)오락에 따르면 위성방송국 관계자들 대부분 이런 내부 문건에 대해 들었지만 구체적 통지는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한한령 전면 시행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한한령’을 공식 발표하거나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여지는 남겨두는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중국 방송정책을 총괄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현재까지 공식 문서로 ‘한한령’을 발표하지는 않았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도 21일 정례브리핑에서 “금한령이라는 것을 들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중·한 양국 간 문화교류는 민의를 기초로 해야 한다”면서 “중국 민중도 사드 배치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고 관련 부처도 이런 정서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 차원의 반한 움직임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이다.
화상보(華商報)는 “한류가 가장 큰 시장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동영상 사이트에서 방영되는 한국 드라마가 최근 거의 없어졌고 라디오에서도 한국 노래가 사라졌다”며 “변화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중국이 한류에 대한 전면 금지 조치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 소비의 영향이 큰 엔터테인먼트와 화장품 관련주는 21일 대부분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