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을 배달하던 50대 가장을 치어 숨지게 한 인천 을왕리 음주 운전 사고, 기억하실 겁니다.
당시 만취 차량의 동승자가 유족의 집을 찾아와 문을 두드리면서 돈을 줄테니 합의하자고 집요하게 요구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유족들은 그 동안 반성도 하지 않던 동승자가 집에 찾아오는 자체가 공포라면서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했습니다.
남성 3명이 무리 지어 걸어오고 먼저 한 명이 가게 안으로 들어갑니다.
치킨 배달을 하던 50대 가장을 치어 숨지게 한 벤츠 차에 함께 있었던 47살 김 모 씨의 일행이었습니다.
선물로 보이는 빨간 가방을 든 남성이 바로 그 동승자였습니다.
이들은 가게 주인이 숨진 피해자와 어린 시절부터 친구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돈 얘기를 꺼냈습니다.
일반적인 합의금보다 더 많이 줄 테니 유족들과 다리를 놔달라는 주문이었습니다.
20분 만에 가게를 나선 동승자 일행은 어두컴컴한 골목 더 안쪽으로 들어갔습니다.
하루아침에 남편을 잃은 충격으로 집 밖에도 잘 나가지 못하는 부인은 가해자 일행이 대문을 두드렸다는 사실에 몸서리를 쳤다고 합니다.
유족은 음주운전 동승자가 집에 찾아왔다는 사실으로도 무서웠는데, 문까지 두드리자 잠을 이루지 못하고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집이 어디인지, 누구와 친한지, 심지어 딸이 언제 퇴근하는지까지 노출된 상황.
두려웠지만, 더 화가 났다고 합니다.
사람이 죽어가는데도 119 대신 변호사에게 먼저 전화를 걸고, 법정에서는 죄를 인정하지 않는 동승자의 행태 때문이었습니다.
재판에 넘겨진 뒤에야 사죄를 하겠다고 나선 동승자 측에 유족들은 그만 괴롭히라는 뜻을 분명히 했지만 이들은 집요했습니다.
사고를 낸 벤츠는 건설사 임원인 김 씨가 회사에서 받은 차였습니다.
김 씨는 앞서, 자기 대신 운전대를 잡았던 여성에게도 "합의금을 대신 내줄테니 자신이 입건되지 않도록 진술해 달라"고 회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법정에서는 음주 운전을 시키지 않았고 당시 상황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 놓고, 뒤에서는 돈으로 무마하려고 한 정황입니다.
유족들은 오늘 인천 중부경찰서에 신변 보호를 요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