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이자 야권 운동가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신경작용제인 노비촉(Novichok)에 공격당했다고 독일 정부가 공식 발표했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총리실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독일 연방군 연구소의 검사 결과, 나발니에게 노비촉 계열의 화학 신경작용제가 사용된 것으로 "의심의 여지없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그는 "나발니가 신경작용제 공격의 희생양이 된 것은 충격적인 일"이라고 비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나발니는 독극물을 사용한 살인미수의 희생자"라며 "러시아 정부만이 답할 수 있고, 반드시 답해야 할 매우 심각한 질문이 있다"고 밝혔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도 성명에서 주독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사건이 철저하고 투명하게 규명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독일 국방장관도 기자회견에서 나발니에 대한 독살 시도에 대해 "충격적"이라며 화학전 요원이 관여돼 있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나발니에 대한 검진 결과를 공유해달라는 요청에 독일 병원이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이 문제에 대해 독일과 정보 교환 및 완전한 협력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도 독일이 러시아에 관련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독일 정부는 이번 검사 결과를 EU 회원국들에도 전달했고, EU 차원에서 적절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도록 논의할 예정이다.
EU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비열하고 비겁한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영국의 맷 행콕 보건장관은 "우린 독일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노비촉은 냉전 말기 구소련이 개발한 신경작용제다. 2018년 초 영국에서 발생한 전직 러시아 이중간첩 독살 미수 사건에 사용되기도 했다.
앞서 나발니는 지난달 20일 러시아 국내선 기내에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채 발견됐다. 나발니가 탑승한 항공기는 시베리아 옴스크에 비상 착륙했고, 나발니는 독일의 시민단체가 보낸 항공편을 통해 지난달 22일 베를린에 도착해 치료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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