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금메달리스트인 신재환(23·제천시청)이 만취한 상태에서 택시 기사를 폭행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대전유성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인 15일 오전 1시께 대전광역시 유성구 반석동의 한 도로에서 택시기사가 신재환에게 맞았다는 신고가 경찰에 들어왔다. 이 택시 기사는 목적지를 묻자 신재환이 폭력을 휘둘렀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신재환이) 만취한 상태라 일단 집에 보냈고, 조만간 불러 폭행 여부 등을 확인할 계획"이라며 "아직 피의자로 입건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신재환의 사건과 관련해 대한체조협회는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국민께 사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연합뉴스는 체조계 관계자들의 발언을 빌려 신재환이 올림픽 이후 공황장애를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재환은 올해 8월 열린 도쿄올림픽에 출전해 남자 기계체조 도마에서 한국 체조 사상 두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깜짝 수확하며 새로운 간판선수로 떠오른 바 있다. 하지만 그는 극도의 긴장 상태에서 올림픽을 치르고 난 뒤 불안 증상이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10월 일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신재환은 허리 통증과 컨디션 난조로 경기에 뛰지 않았다. 또 지난 10∼11일 강원도 양구에서 열린 2022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도마 1차 시기만 뛴 뒤 기권했다.

소속팀인 제천시청 체조팀의 이광연 감독은 "올림픽 후 신재환의 공황 장애가 심해져 전문가의 상담을 받고 호전 중이던 상황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며 "선발전에서 제대로 뛰지 못해 대표로 뽑히지 못한 아쉬움 탓인지 사건 당일 만취해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연합뉴스 측에 밝혔다. 이 감독은 "선발전 직후 내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선발전이 또 열리니 그때까지 제 기량만 유지하면 충분히 대표로 복귀할 수 있다고 격려했지만, 신재환이 이번 결과에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며 "공황 장애를 완전하게 떨쳐내지 못해 대표 선발전에 결장할까도 생각해봤지만, 선수와 함께 한 번 부딪혀 이겨내보자는 생각으로 출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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