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에 설명한 비핵화 로드맵에 "합리적 대북 인센티브도 포함됐을 것"
문 특보는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북한위원회(NCNK) 주최 세미나 및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강연에서 "북한은 '최대의 압박'을 핵무기 폐기를 위한 도구로 보는 게 아니라 체제를 전복·붕괴하려는 적대 행위로 본다"며 "핵·미사일에 역점을 둬야지 민주주의와 인권을 강조하면서 압박을 가하다 보면 (북한이 미국에 대해) 체제변화를 원한다고 생각할 수 있고, 그렇게 하면 절대 답이 안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4월 1일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재개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 이전에 북미 간에 일종의 타협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
Q : 한미연합군사훈련은 어떻게 해야 하나. A : 내가 이해하기에는 한미 양국이 이미 4월 1일 연합군사훈련을 재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 관련 보도도 나왔다. 훈련을 연기하거나 취소하자는 건 극단적인 주장이라 생각한다. 희망이 있다면 훈련 시작 전에 북미 간에 일종의 타협이 이뤄졌으면 한다. 난 북한과 미국 모두 타협을 만들어 낼 것으로 본다. (한미군사훈련까지) 아직 한 달이 남아 있어 바뀔 수 있다고 본다.
Q : 대한민국은 주권이 없는 상태가 아니냐. A : 전작권이 없다는 것이 군사주권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은 군통수권자다. 전쟁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결정)하는 것이다. 우리가 군사주권이 없는게 아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주한미군에게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 한다.
Q : 북미 대화 전망은. A : 지금 단정하긴 어렵다. 문 대통령은 지금 살얼음판을 딛는 심정일 것이다.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에서 '최대 신중(Maximum Prudence)'으로 가는 그런 자세로 모든 것을 조심조심하고 있다. 북한에는 '비핵화 좀 받고 미국과 대화하라'고 하고, 미국에는 '문턱, 즉 전제조건을 낮춰 북한과 대화하라'고 하는 것이다. 군사회담과 관련해 김영철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학을 뗄 정도로 교조적인 사람인데, 이번에 보도를 보면 김영철은 '핵 문제는 내가 결정할 게 아니다'라고 했더라. 이건 (남북) 정상회담을 하라는 것일 수도 있다. 다만 원래 북한은 핵 문제를 꺼내면 퇴장하는 데 이번에는 거부하지 않았다. 북한이 뭔가 가능성을 보여 준 것이다.
Q : 한반도 전쟁을 막을 방향은. A : 북한 사람들을 만나면 사담 후세인, 무아마르 카다피(정권의 말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미국이 자신들에게도 그렇지 말라는 보장이 어디 있느냐고 걱정을 한다. 북·미가 특정한 합의를 맺고 6자의 틀 안에서 이를 다진다면 미국이 일방적 (군사)행동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걸 막는 최선의 방법은 북·미 수교다. 그런 점에서 북한이 성의를 보여야 한다. 당장 핵 무기는 아니더라도 현재 갖고 있는 핵 시설과 핵 물질을 검증가능하게 폐기할 수 있는 자세가 돼야 한다. 그래야 중국과 우리 정부가 나설 수 있지, 그런 것도 없다면 진전을 보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