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여학교에서 독극물 공격이 잇따르는 가운데 ‘여학교 폐쇄’를 목적으로 한 극단주의 세력의 소행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AFP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부터 이란의 성지 도시인 쿰을 비롯한 여러 지역 여학교에서 수백건의 독성물질 중독 사건이 발생해 학생 수십명이 치료를 받았다.
현지 언론도 이란 수도 테헤란과 남부의 쿰, 북서부의 아르데빌, 서부의 보루제르드 등 4곳의 최소 14개 학교에서 관련 사건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유네스 파나히 이란 보건부 차관은 “누군가가 모든 학교, 특히 여학교 폐쇄를 노렸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언급했다. 다친 학생들은 호흡기를 통해 독성물질을 흡입했고, 테러에 쓰인 ‘화합물’은 치료가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학생들은 “알 수 없는 이상한 냄새가 난다”, “불쾌한 냄새가 난다”고 호소했고, 대부분 짧게 치료 받았지만 일부는 수개월간 증상이 지속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이 사건으로 체포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학생 학부모들은 지난 14일 쿰시 청사 밖에 모여 “학교는 안전해야 한다”, “당국은 응답하라”라며 당국 해명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 하루 뒤인 지난 15일 알리 바하도리 자흐로미 이란 정부 대변인은 정보당국과 교육부가 중독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주에는 모하마드 자파르 몬타제리 이란 검찰총장이 수사를 지시했다.
이번 독극물 테러 사건은 지난해 9월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의 의문사 이후 이란 곳곳에서 반정부 시위가 확산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외신들은 인접국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탈레반이 여성의 교육을 금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http://v.daum.net/v/202302281130279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