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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교수가 쏘아 올린 SNS 글, '헬조선' 논쟁으로 격화

  • 작성자: 진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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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2703
  • 2017.07.21
카이스트 교수가 쏘아 올린 SNS 글, '헬조선' 논쟁으로 격화

이병태 KAIST IT 경영학과 교수가 지난 16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로 벌어진 이른바 '헬조선 논쟁'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SNS를 통해 이 교수의 글을 공개 비판하며 논쟁에 불을 붙였던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이 교수 모두 20일까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글을 지속해서 올리고 있다. 각 주장에 찬성·반대하는 네티즌들도 댓글로 장외전을 펼치고 있다.  
 
이 교수는 지난 16일 '젊은이들에게 가슴에서 호소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이 땅이 '헬조선'이라고 욕할 때 한 번이라도 당신의 조부모와 부모를 바라보고 그런 이야기를 해주기 바란다"고 적었다. 초등학교 졸업한 딸을 남의 집 식모로 보내며 울었던 당신의 할머니, 한국에 일자리가 없어 대학을 나오고도 독일의 광부·간호사로 일했던 당신의 할아버지와 할머니, 신혼 초 지하방 반칸이라도 마련해 보려고 중동 공사장의 인부로 갔던 당신의 삼촌을 보고 그런 응석을 부리라고 그는 주장한다.  
 
그는 "당신들이 우습게 아는 대한민국 기업들, 자유 수출공단에 진출한 일본인들에게 술 사주고 기생 접대하면서 배우고 일군 것들이다. 제발 응석 부리고 빈정거릴 시간에 공부하고 너른 세상을 보라"며 "당신들이 아프다고 할 때, 나는 그 유약하고 철없음에 화가 머리끝까지 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신들이 누리는 그 모든 것들, 당신들이 이룬 것은 없다. 당신들은 지금 이 사회를 더 좋은 사회로 만드는 것으로 지금 누리는 것에 보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젊은이들에게 가슴에서 호소합니다]

이 땅에 헬조선이라고 할 때, 이 땅이 살만한 정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욕할 때 한번이라도 당신의 조부모와 부모를 바라보고 그런 이야기를 해 주기 바랍니다.

초등학교부터 오뉴월 태양 아래 학교 갔다오자 마자 책가방 팽개치고 밭으로 가서 김을 배고 저녁이면 쇠 먹이를 거두려고 강가로 가고 겨울이면 땔감을 마련하려고 산으로 갔던 그런 분들을 처다 보면서 그런 이야기를 하시라. 

...


박 교수는 지난 18일 '5000년 역사 최고 행복세대의 오만'이라는 제목으로 해당 글을 반박하는 내용의 글을 썼다. 그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성장의 대가를 톡톡히 받고 산 사람들이다. 누구나 공부를 하면 금수저가 될 수 있는 꿈을 안고 살았다"고 밝혔다. 생애 초반 20년 고생하고 이후 60년을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는 세대니 젊은 시절 고생담은 그저 추억일 뿐이라고 박 교수는 말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젊은 세대들은 유복한 생활을 하지만 삶은 온통 불투명하고 우울하며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박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받아들이고 싶지 않지만 헬조선이라고 말하는 젊은이들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할 이도 우리 세대일 수밖에 없다"며 "반성하고 또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Chan Un Park
월요일

5천년 역사 최고 행복세대의 오만
.

지하철을 타고 오면서 읽은 글 하나가 내 평정심을 깨트렸다. 어느 유명대학 교수란 분이 젊은이들에 대해 쓴 글인데 SNS상에서 상종가를 치고 있었다. 그의 이야기를 내가 아주 짧게 요약해서 말하면 이렇다. ‘너희들이 대한민국을 헬조선이라 욕한다지? 이 나라가 어떤 나라인줄 너희들이 아니? 너희 선배들이 피땀 흘려 만든 곳이야. 너희들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아? 이 철없는 것들아, 제발 징징대지 마라.‘ 거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옳소!“를 외치고 있었다.


그러자 이 교수는 이날 '나의 오만이 아니라 당신이 오만합니다'라며 "그는 나에게 오만하다거나 조용히 있으라고 할 아무런 권리가 없다. 나는 내 페이스북에 내 생각을 적었을 뿐"이라며 "왜 대한민국의 모든 기성세대가 박 교수와 같은 생각을 해야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자동으로 오만한 사람이고 침묵해야 하는가? 자중하시라"고 반박했다.  
 
박 교수는 다음날인 19일 "이 시대의 젊은 세대에겐 위로가 필요하다. 그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선배 세대의 훈계가 아니다"라며 "어른에게 공경하는 마음을 요구하기 전에 그들에게 먼저 사랑을 줘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 교수는 20일 '헬조선'과 '흙수저'라는 단어는 사회적 양극화와 불평등에 대한 잘못된 통계를 인용해 확산된 오류일 뿐이라는 주장을 담은 글을 게재했다. 박 교수 또한 자신의 글로 인해 사회 발전을 위한 논쟁이 벌어진다면 피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교수의 주장을 옹호하는 네티즌들은 "청년들 위하는 척만하는 어른들 때문에 미래가 걱정된다" "가진 자들의 것을 뺏는 과정을 정의로운 행동인 것처럼 하는 사회에서 자기만의 방법으로 세상을 헤쳐나가는 젊은이다운 패기를 가져야 한다"며 옹호했다. 그러나 "이렇게 경쟁 부추겨서 카이스트에서 자살 사건 일어났던 것 아닌가" "꼰대들은 그냥 지나가세요"라며 비판하는 주장도 많다.  
 
박 교수의 SNS에도 "가진 것을 공유하자는 젊은이들에게 징징거린다고 표현한다면 젊은이들은 정말 힘들다" "청년들에게 참 미안하다"는 공감의 댓글도 많지만 "학생들에게 하는 립서비스일 뿐이다" "해법을 제시하지 않는 글은 자격없다"며 비판하는 글도 다수 존재한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이루어낸 세대와 물질적으로는 풍족하지만 희망을 잃어 힘들다는 세대 사이 '헬조선' 논쟁은 쉽게 사그라들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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