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한 신경전..개신교 "세무사찰" Vs 김동연 "우려 無"(재종합)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기자분들이 나가면 말씀드리겠다”(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같이 있는 데서 말하고 싶다”(정서영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1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김동연 부총리와 개신교 측이 종교인 과세 관련해 처음으로 만났다. 창과 방패가 만난 것처럼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불교·천주교 방문 때와 비교해 싸늘한 분위기였다. 개신교 측은 “2년 유예” 를 주장했다. 하지만 김 부총리는 “차질 없도록 준비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김동연 부총리는 이날 오전 엄기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과 먼저 면담에 나섰다. 김 부총리는 “늘 뵙고 싶었던 목회자님을 뵙게 돼 대단히 영광스럽다”며 “겸허하게 백지 상태에서 말씀을 듣겠다. 우려하시는 말씀을 전부 주시면 이를 고려해 상의를 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엄기호 회장은 준비해 온 원고를 읽으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엄 회장은 “종교계와 소통도 없이 시행 매뉴얼이 만들어졌다. 면밀히 분석해보면 종교갈등과 침해는 물론이고 근간을 뿌리채 흔드는 내용이 있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고 말했다.
이어 엄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 여러 차례 종교인 과세 유예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밝혔다” 며 “김진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그 자리에서 ‘걱정 없게 하겠다’고 보증했다. (그런데) 3개월 시행을 앞둔 과세에 참으로 혼란스럽고 난감한 입장” 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총재 김삼환 목사, 대표회장 소강석 목사)는 대선후보들에게 종교인 과세에 대한 입장을 물은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문재인 캠프는 “시행 유예 등을 비롯한 다각적인 정책 방향을 검토해 추진하겠다”고 회신했다.
당시엔 홍준표·안철수·유승민 캠프 모두 적극적인 과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정서영 회장은 엄 회장이 밝힌 우려에 대해 ‘세무사찰’이라고 보다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정 회장은 “정부가 교회를 사찰할 수 있어 굉장히 예민한 상황” 이라며 “교회에 헌금하고 오해받을 소지가 있어 (이대로 시행하면) 적극적 종교 침해가 될 수 있다” 고 말했다.
이날 한기총, 한교연,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는 김 부총리에게 전달한 입장문에서 “제대로 된 과세 준비와 시행을 위해 2년 유예는 반드시 필요하다” 며 “세무공무원이 개별교회와 종교단체를 조사하는 일이 없도록 관계 법령으로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고 밝혔다. 김진표 의원도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교회나 사찰 등에 세무조사를 하는 일이 없도록 국세청 훈령으로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동연 부총리는 “세무사찰 우려가 없도록 하겠다”며 “시행하는데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겠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2년 유예 주장에 대해서도 “(법 개정과 관련된 국회 사안이어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수용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실무적 의사 결정을 하기 전에 상의 드리겠다”며 “겸손하게 듣겠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법에 세무조사 범위를 제한해 세무사찰이 애초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소득세법 개정안(170조)에 따르면 세무조사는 ‘종교단체의 장부·서류 또는 그 밖의 물건 중 종교인 소득과 관련한 부분에 한해 조사’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같이 세무조사 범위를 제한해 법에 규정해 곳은 종교단체가 유일하다. XM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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