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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게딱지는 이렇게... 환경미화원의 소박한 소원

  • 작성자: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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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888
  • 2022.11.09


"불길이 확 솟구치는데, 소화기 핀을 뽑자마자 일단 쏟아부었어요. 아, 그때는 정말 무섭더라고요. 소리부터가 수류탄 터지는 수준으로 펑 하니 겁이 났죠. 그래도 초반에 진압을 잘해서 큰 피해는 없었습니다. 지금도 스프레이나 부탄가스 통을 보면 흠칫해요. 만약 차 내부에서 터졌다면 더 큰 사고가 됐을 겁니다."

흡사 화재 진압에 나선 소방공무원의 증언처럼 들리는 이 이야기는 지난해 윤경범 상차원이 겪은 실화다. 종량제 봉투에 섞인 부탄가스 통이 압착 과정에서 폭발해 청소차에 불이 붙은 것. 구멍을 내 가스를 빼내지 않고 아무렇게나 버린 쓰레기 하나는 자칫하면 환경미화원 여럿을 부상시키거나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폭탄이 된다.
 
▲  새벽부터 작업 중인 충북 옥천 환경미화원들
ⓒ 월간 옥이네
 
"봉투를 뚫고 나온 깨진 형광등에 손가락을 다친 동료도 있습니다. 심하게 베어 결국 수술까지 해야 했죠. 어디 형광등뿐인가요. 커터칼, 송곳이나 드라이버 같은 공구류부터 창문 유리나 주스 병 같은 것도 아무렇지 않게 종량제 봉투에 담겨 버려져요. 여름엔 라이터가 열기를 못 견뎌 봉투가 폭파되기도 하고, 폐건전지가 압착 중에 터지면서 파편을 뿌리기도 합니다. 전쟁터에요, 전쟁터."

윤경범씨와 한 조로 근무하는 김영일 상차원 역시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맞장구를 친다. 재난 현장에 출동한 소방차도 아닌데 청소차 여기저기에는 소화기가 비치돼 있고, 부상에 대처하기 위해 응급구호품을 싣고 다니는 환경미화원도 있단다. 

"이게 참 처음 들으시는 분들은 어색할 수 있지만요, 우리가 가장 무서워 하는 게 게딱지에요. 아마 부상당한 원인 중 무엇이 1등이냐 고르라면 게딱지나 조개껍질이 항상 우승할 겁니다. 검은 봉투가 종량제 봉투 상단에 딱 있으면, 아주 그냥 두근두근합니다. 저 안에 분명 먹고 버린 게딱지나 날카로운 무언가가 들어있겠지..."

'국물'과는 허물없는 사이가 됐다. 음식물쓰레기를 소각로로 직행시켜 불태워 없애는 옥천식 처리법은 그 어떤 죄책감이나 거부감 없이 종량제 봉투를 하수구로 만드는 원동력이다.

그나마 '신선한' 음식물쓰레기는 좀 다행이란다. 거무튀튀할 정도로 발효된 침출수는 쓰레기를 집을 때마다 환경미화원의 옷과 손, 장갑에 그대로 인쇄돼 따라다닌다. 누군들 이런 냄새를 좋아할까만, 그저 불쾌한 기분이 문제가 아니다. 이들은 음식물쓰레기 배출 방식이 건강권을 침해하는 심각한 위생 사항임을 항상 소리치고 있지만, 옥천의 변화는 요원해보인다.

"오히려 식당 음식물쓰레기는 문제가 적습니다. 양이 많으니 대부분 전문 업체에 맡기거든요. 일반 가정의 음식물쓰레기가 가장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군에 당장 음식물쓰레기 분리 체계를 만들라고 하기도 힘들죠. 음식물쓰레기 전용 수거 차량과 재활용 시설, 수거 용기 등을 모조리 도입할 예산이 없을 테니까요. 그래서 우리 이웃의 의식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정말 쉬운 노력으로 사고를 상당히 줄일 수 있어요." (유필성 지부장)

환경미화원들은 누군가의 소박한 행동에 목마르다. 당장 '게딱지 함정'을 막을 방법부터가 아주 간단하다. 게딱지를 종량제 봉투 상단이 아니라 밑바닥에 넣으면 된다. 입구 부분을 들어 수거하기 때문에 설사 봉투 바닥이 뚫려도 부상 위험이 크게 준다.

오래되면 냄새를 풍기니 맨 마지막에 넣고 봉투를 묶기 마련인데, 바닥에 게딱지를 버리는 작은 성의만으로 환경미화원의 고통을 막을 수 있다. 깨진 유리창을, 다쓴 커터칼 날을 봉투에 담기 전 신문지로 감싸는 사소한 배려면 족하다.

http://v.daum.net/v/20221108094200381


원래 기사는 더 긴데, 시간나면 한번 봐주면 좋을거같아.

기니까 당부만 간단요약 


- 부탄가스통, 폐건전지, 라이터, 유리 이런거 종량제 봉투에 넣지말자


- 게껍질이나 카터칼 같은 날카로운 건 신문지로 한번 싸주고 종량제 봉투 제일 아래쪽에 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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