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가 지방 도시를 중심으로 ‘카카오T바이크’를 확대하면서 공공자전거가 존폐 위기에 놓였다. 자전거 인프라 구축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은 대형 플랫폼 기업이 이를 이용해 수익을 내는 것을 막을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17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카카오바이크가 광주광역시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시가 운영하는 공공자전거 ‘타랑께’ 이용이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는 2020년 7월 광주 서구 상무지구 일대에 3억6500만원 들여 200대의 자전거로 공공자전거 서비스를 시작했다. 1000원에 90분을 이용할 수 있는 타랑께는 코로나19 대유행에도 이용객이 늘어나는 추세였다. 서비스 첫 달 957회 운행됐고 지난해 9월 5339회, 10월 6756회나 운행됐다. 겨울에 접어들면서 잠시 떨어졌던 운행횟수는 지난 3월 2578회, 4월 2799회, 5월 2938회로 회복세였다.

하지만 타랑께는 지난 6월 2177회 운행돼 전달보다 이용객이 26%나 급감했다. 7월에는 1636회 운행되는데 그쳐 감소폭이 더 커졌다. 이용이 급감한 것은 광주에서 카카오바이크가 운행된 시기에 겹친다.

카카오는 지난 5월 1000대의 자건거를 광주에 배치했다. 카카오바이크는 15분에 기본요금 1500원을 내고 이후 1분당 100원의 추가요금을 내야 한다. 1시간을 이용할 경우 6000원으로 타랑께에 비해 훨씬 비싸다.

카카오바이크는 전기자전거라 이점에다 아무 곳에서나 이용과 반납이 가능해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타랑께는 자전거가 방치돼 통행 방해 등 시민불편을 초래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반드시 보관소에서 빌리고 반납해야 한다. 반면 카카오바이크는 근처에 세워진 자전거를 이용하면 된다. 카카오는 ‘거치대를 찾지 말고 통행에 방해되지 않은 곳에서 종료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결국 광주시는 현재 운행 중인 공공자전거를 영산강 자전거도로 등으로 재배치하는 방안 등을 포함해 향후 대응방안 검토에 나섰다. 이렇게 되면 광주시가 도심 이동수단으로서의 공공자전거 운영을 포기하는 상황이 된다.

2019년 3월 출시된 카카오바이크는 울산과 전주, 대구, 광주 등 주로 지방대도시에서 운행되고 있다. 이들 도시는 공공자전거를 도입하지 않았거나, 도입 초기라는 공통점이 있다. 자전거 인프라 구축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은 카카오가 이를 이용해 수익을 내는 상황에 대한 비판도 크다.

카카오는 지자체에 사전 인허가를 받지 않고 도로에 자전거를 배치하고 있지만 이를 제재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 지자체들은 카카오의 자전거가 ‘불법 도로점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과태료 부과 등 적극적인 제지는 하지 않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수익 창출을 위한 사적 사업으로 도로 점용료를 내야 하지만 (부과는)의논을 좀 더 해봐야 한다. 다른 지자체의 상황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http://n.news.naver.com/article/032/0003092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