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섭 의원 “평가 보고서 조작에 이어 모호한 늑장 답변”
‘강제적 셧다운제’ 평가 보고서 조작으로 빈축을 샀던 여성가족부가 이번에는 국회의원 질의에 회피성 답변으로 일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0일 이동섭 의원실에 따르면 강제적 셧다운제의 근거가 된 ‘유해성 평가 보고서’ 관련 질의에 여가부는 한 달여가 지난 뒤에야 답변을 내놓았다. 아울러 답변 내용 면면을 살펴보면 질문의 취지에서 벗어난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셧다운제’는 수면권 등을 이유로 16세 미만 청소년이 오전 0시부터 6시까지 온라인 게임을 이용할 수 없도록 한 제도다. 담당부처인 여가부는 2011년 11월 청소년보호법 제26조(셧다운제) 시행에 따라 2년마다 셧다운제에 들어갈 게임을 결정한다. 여가부는 지난 4월 1일
‘심야시간대 인터넷게임의 제공시간 제한 대상 게임물 범위(고시)’를 발표했다. ‘셧다운제’를 2021년 5월 19일까지 유지한다는 게 골자다.
그간 셧다운제는 객관적·과학적 근거가 없고, 평가 방식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 4월 크리스토퍼 퍼거슨 미국 플로리다 스테트슨 대학교 정신의학과 교수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서 셧다운제가 시행되고 청소년은 하루에 1분 30초 더 잘 수 있게 됐고, 게임 과몰입 사례는 불과 0.7% 감소했다.
여기에 지난달 초 여가부가 ‘셧다운제’를 시행하는 근거가 되는 ‘청소년 인터넷 게임 건전이용제도 평가 보고서’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을 부추겼다.
셧다운제 유지를 위해 평가 항목의 점수를 조작
한 사실이 알려지며 여가부는 호된 비판을 받았다.
이동섭 의원실은 평가 보고서와 관련한 추가 자료제출을 조작 논란 직후인 5월 3일 여가부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 요구했다. 평가항목, 응답에 대한 신뢰도, 평가단 구성 기준 등 셧다운제 시행의 객관성 및 실효성에 대한 물음이 담겼다. 답변은 한 달이 지난 6월 4일에서야 받을 수 있었는데, 내용은 질의 취지와 무관한 회피성 답변으로 일관됐다고 의원실은 전했다.
일례로 ‘셧다운제 반대 여론을 고려하여 해당 제도의 효용성이나 실효성을 제고할 계획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관계부처 등과 지속적으로 협력해나갈 계획”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평가항목 개발자 구성의 형평성이 충족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개발 당시 게임개발자, 게임업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대상 수차례의 공청회와 세미나에서 제기된 비판과 의견을 모두 수용했다”는 모호한 답변이 돌아왔다. ‘응답에 대한 신뢰도’에 대해서는 ‘코더간 신뢰도
’,
‘문항간 내적신뢰도’라는 개념을 언급하며 ”조사에 대해서는 코더간 신뢰도를 요구할 필요가 없고, 문항간 내적신뢰도는 산출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동섭 의원은 “셧다운제는 시행 당시부터 논란이 많은 제도였다”고 운을 떼며 “여성가족부가 제도를 계속해서 밀어붙이기 위해 신뢰도가 부족하고 오류 있는 보고서를 냈다”고 유감을 표했다. 또한 “국민의 세금이 들어간 정부 보고서에 여가부는 비협조적이고 무성의한 태도를 거두고, 국민의 궁금증에 확실한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지 못한다면, 제도 시행 자체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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