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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 아들이 대통령이라니! 이 썩은 시스템을 바꾸자. 학생·시민들이여, 거리에서 만나자.”
제17대 대선에서 페르디난드 ‘봉봉’ 마르코스(64) 전 상원의원과 러닝메이트인 사라 두테르테(43) 다바오 시장의 정·부통령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뒤 필리핀이 급속히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최악의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과 ‘스트롱맨’ 로드리고 두테르테 현 대통령의 장녀가 정권을 쥐게 되자 시위대가 거리로 나선 것. 총기 난사와 수류탄 폭발 사고까지 발생한 가운데 전자개표기 결함 및 투표용지 조작·탈취 논란 등 부정선거 의혹도 불거졌다.
1987년 ‘피플 파워’를 통해 독재자 마르코스 일가를 몰아낸 필리핀 민주주의가 ‘두테르테의 철권통치’에 이은 ‘독재자 2세’의 귀환으로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급등하고 있다.
마르코스-두테르테 연합의 압도적인 승리가 점쳐지자 필리핀 민주 활동가와 청년단체들은 “독재자 2세들이 썩은 투표 시스템을 활용해 부정선거로 당선됐다”며 거리 시위에 나섰다. 필리핀대 학생 연합단체는 트위터를 통해 “마르코스 대통령 임기하에는 수업이 없을 것이다. 학생들이여, 일어나서 나가라”라고 시위 참여를 독려했다.
시민단체 ‘바얀’의 레나토 레예스 사무총장도 “일부 지방에서 투표용지 날치기, 전자개표기 결함 관련 제보가 들어온다. 거짓으로 가득 찬 부패정치가 돌아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전자개표기 불량 의혹에 총기 난사 사건까지 필리핀 정국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투표일인 9일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블루안 자치구 투표소에서는 총기를 소지한 괴한들이 실탄을 난사해 현장에 파견된 경비 요원 3명이 즉사했다.
지난 8일에는 같은 섬 마긴다나오주 투표소 두 곳에서 수류탄이 터져 시민 8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날 수도 마닐라 등 전국 1900여 곳에 설치된 투표 기계가 고장 나 많은 시민이 투표하지 못하는 사태도 발생했고, 야권 및 시민단체는 ‘부정투표’라며 투표시간 연장을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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