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화이자 백신 5억 회분을 구매해 전 세계 100개국에 보내는 대대적인 '백신 외교'에 나선다.
중국이 80여 개국에 공여하고 40여 개국에 수출한 3억5000만 회분을 뛰어넘는 '물량 공세'와,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화이자 백신을 이용한 '질적 우세'로 대(對) 중국 견제 의도가 역력하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세계를 구하는 이미지를 구축, 미국의 글로벌 영향력과 소프트 파워를 회복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 언론들 일제 보도…10일 영국서 공식 발표: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의 화이자 백신 구매 계약 소식을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주일간의 유럽 순방 일정을 수행하기 위해 이날 밤 영국에 도착한 상황으로, 백신 구매 사실은 현지 시간으로 10일 공식 발표될 전망이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대표도 영국 방문에 동행, 발표에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2억 회분은 올해 중으로 받고, 나머지 3억 회분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공급받아 국제백신협력프로그램 '코백스'로 전달, 92개 저소득국과 아프리카연합(AU)에 보내질 예정이다.
앞서 바이든 정부는 이달 말까지 미국이 확보한 백신 최소 8000만 회분을 나누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중 1900만 회분은 코백스로, 600만 회분은 인도와 멕시코 등 개별국가로 직접 보낸다. 한국도 얀센 백신 100만 회분을 받았다.
◇"미국이 돌아왔다"…민주주의 리더십 회복: 바이든 대통령의 글로벌 백신 이니셔티브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기간 '미국 우선주의' 전략으로 손상된 미국의 글로벌 영향력과 소프트 파워를 회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유럽 순방 기간 주요 7개국(G7),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등 폭넓은 국제회의 일정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의 부상으로 위협받는 민주주의의 리더십을 다시 세운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영미는 국민 절반에 가까운 인구가 백신을 맞았지만, 많은 저개발국과 개발도상국이 아직 전 국민 접종을 시작도 못한 상황을 해결하는 것은 팬데믹 극복의 시급한 과제이자, 리더십을 증명할 기회다.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G7 정상들은 이번 회의 이후 발표할 공동성명을 통해 전 세계 성인 80%가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1년간 최소 10억 회분의 추가 백신 공급을 약속할 것으로도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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