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v.daum.net/v/20210430143116900
친누나를 흉기로 살해한 뒤 농수로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남성이 누나의 카카오톡 계정을 이용해 어머니에게 메시지를 수차례 보내는 등 누나가 살아있는 것처럼 위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남성은 누나의 장례식에서 영정사진을 들기도 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A씨(20대 후반·남)는 누나 B씨(30대)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어머니에게 B씨와 나눈 '가짜' 카카오톡 대화를 보여주며 가출 신고를 취소하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어머니는 B씨와 연락이 되지 않자 지난 2월14일 인천 남동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했다. 이에 A씨는 B씨와 주고 받은 것처럼 조작한 카카오톡 메시지를 어머니에게 보여주며 실종 신고를 취소하도록 유도했다.
A씨는 B씨 명의의 카카오톡 계정에 접속해 "남자친구와 여행을 떠난다", "잘 지내고 있다" 등의 메시지를 자신의 계정으로 보냈다.
또 B씨의 계정에 "어디에 있냐", "걱정된다" 등의 메시지를 보낸 후 B씨의 계정으로 접속해 "잘 있다. 찾으면 숨어 버린다" 등의 답장을 보냈다.
이에 A씨의 어머니는 실종 신고를 취소하면 B씨에게서 먼저 연락이 올 수 있다는 생각에 지난 5일 신고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의 시신이 발견된 후 치러진 장례식에서 A씨는 B씨의 영정사진을 들고 나오는 등 가족에게 자신의 범행을 철저히 숨기기도 했다.
경찰은 A씨가 B씨의 휴대전화 유심칩을 다른 휴대전화에 넣은 뒤 B씨 명의의 카카오톡 계정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가 B씨의 계정을 임의로 사용한 것이 확인된 만큼 관련 혐의를 추가할지 검토 중이다.
또 경찰은 지난해 12월부터 B씨의 계좌에서 일정 금액이 출금돼 A씨의 계좌로 입금된 정황을 포착, 범행 동기와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A씨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