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옥스퍼드대학이 운영하는 글로벌 통계사이트(OWID)에서 의미 있는 '수직 상승' 움직임이 포착됐다.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상승세를 나타내던 그래프는 5월 들어 큰 폭으로 우상향했고, 6월 들어서는 90도에 가까운 기울기로 또 한번 반등했다. 전 세계와 아시아 평균, 일본의 접종률을 밑돌던 한국은 기다렸다는듯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15%를 바라보며 파죽지세를 이어가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코로나19 백신 확보와 접종을 둘러싸고 각종 우려와 질타가 쏟아진 점을 감안하면 뜻밖의 결과다. 뜨거운 참여 열기 속에 백신 접종 '붐'을 이어가는 배경에는 한국 사회가 가진 강점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진격의 백신 접종…너도나도 "먼저 맞자"
정부는 사전 예약자 대부분이 접종을 하고 있는 데다 잔여백신 접종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점을 고려하면 '상반기 내 1300만 명' 1차 접종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백신 접종에는 한국이 가진 ▲발달된 IT 환경과 시민들의 높은 활용도 ▲체계화 된 의료 시스템과 인력 ▲정보 개방 및 접근성 ▲방역 행정에 대한 신뢰감 ▲공동체 의식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한국의 접종률은 요양시설 등 우선 대상자에 대한 1차 접종이 어느정도 진행된 후 일반 접종으로 전환되면서 본격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백신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상태였지만, 잔여 백신에 한해 일반인도 예약이 가능해지고 네이버와 카카오앱을 통한 당일 예약까지 풀리면서 본격 궤도에 올랐다.
특히 당일 예약이 가능한 네이버나 카카오 앱에 접속자가 폭증하고, 미국이 제공한 얀센 백신 90만 명분이 하루 만에 예약 완료되는 장면을 지켜본 시민들은 각종 논란과 불신에서 차츰 안정을 되찾았다. 휴대전화를 통해 쉽고, 빠르게 백신 예약 접근이 가능했기에 2030부터 4050까지 그야말로 접종 열풍 현상을 보였다. 이에 60대 이상도 접종 참여율이 함께 높아졌고 자연스럽게 사전 예약율과 '노쇼 백신'도 줄어드는 선순환 효과가 생겼다.
IT 강국답게 접종 후기가 온라인을 통해 적극 공유된 점도 접종률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둘러싼 안전성 논란은 일반인들의 접종 후기가 활발히 공유되면서 차츰 감소했다.
한국의 이런 상황은 일본과 더욱 극명히 대비된다. 한국보다 앞서 백신 접종에 나선 일본은 아직 접종률이 10%를 돌파하지 못했다. 한국과 일본의 격차는 잔여백신 활용도 등에서 차이를 벌려 앞으로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행정 전반에서 아직도 '팩스 업무'를 하는 등 IT 환경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잔여백신이나 당일 예약 등 서비스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일본 언론도 한국과 자국 상황을 대비하며 코로나19 대응부터 백신 접종까지 뒤처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스가 내각 지지율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데다, 도쿄올림픽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도 동시에 커지는 모습이다.
"7월 말 이후 백신효과, 유행 줄어들 듯"
http://news.v.daum.net/v/20210607170202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