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성공에 취했던 것일까. 다가올 스마트폰 혁명을 과소평가한 LG전자에 암운이 드리운 건 2010년부터다.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했지만, LG전자는 이같은 시대의 흐름을 외면했다. 2009년 9월 '뉴초콜릿폰', 2010년 2월 '롤리팝2'를 출시한 게 대표적이다.
당시 LG전자 경영진은 "아직 시장은 스마트폰을 원치 않는다", "스마트폰은 찻잔 속 태풍일 뿐"이라며 피처폰 신제품 개발에 매달렸다. 전략컨설팅 업체인 맥킨지가 스마트폰 시장에 대해 잘못된 조언을 한 것이 결정적 단초가 됐다는 시각도 있지만, 경영진의 '판단 미스'가 본질이었다.
LG전자는 한참 늦은 2009년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를 탑재한 첫 스마트폰 '안드로-원'을 출시하며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급조된 제품이었던 만큼 완성도에 문제가 있었다. 이듬해인 2010년 '옵티머스' 브랜드를 선보였지만 성공하진 못했다. LG전자 휴대폰 사업은 2010년 2분기 1300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후 3년 뒤인 2013년 LG전자는 옵티머스 브랜드를 버리고 새롭게 G·V 시리즈를 선보이며 반전을 노렸다. 이중 두 번째 모델인 'G2'의 시장 반응은 비교적 괜찮았다. 후속인 'G3'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었다. 당시 MC사업본부장을 맡고 있었던 박종석 사장은 "G3를 1000만대 이상 판매하는 게 목표"라며 "스마트폰 세계 3위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인기는 단발에 그쳤다. 곧 품질불량 이슈가 터지며 참패했다. 2015년 출시된 'G4'는 발열과 무한 재부팅 현상을 보였다. 2016년 세계 최초 모듈형폰으로 관심을 모았던 'G5'는 연결 부위의 단차 등 불량이 발목을 잡았다. MC사업본부 2016년 3분기 영업손실은 4256억 원까지 곤두박질했다.
이후 보조 디스플레이, 두 개의 전면 카메라, 하이파이 쿼드 덱 등 차별화를 시도한 V 시리즈를 선보였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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