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2&oid=079&aid=0002923777
◇ 정관용> 그런데 왜 직접 고용을 안 하고 이렇게 대리점 그다음에 계약, 개인 사업자 신분. 이렇게 합니까?
◆ 김태완> 비용을 줄이는 게 크다고 보여져요. 실제로 이 택배사들이 운영하는 시스템을 보면 봉이김선달식의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는 건데 모든 위험부담을 다 도급사나 택배기사들에게 전가시키는 거죠.
◇ 정관용> 대리점이나 기사들에게 전가하고.
◆ 김태완> 물건이 파손나도 다 택배기사 책임이고 그 물건이 변질돼도 택배기사 책임이고 물건이 없어지면 또 택배기사 책임이고 그것이 중개 과정에서 중간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도급사 책임이 되고. 그래서 사실상 어떤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 정관용> 직접 고용을 하게 되면 사실 본사가 책임져야 되는 거고.
◆ 김태완> 다 책임져야 되는 거죠.
◇ 정관용> 김태완 위원장님은 계약 해지 상태라고 그랬잖아요. 노조 준비하는 과정 또 출범 이후에 김태완 위원장처럼 그렇게 해지된 사람들이 많습니까?
◆ 김태완> 없죠.
◇ 정관용> 아직 없어요?
◆ 김태완> 예. 왜 그러냐 하면 이전에는 저희들이 혼자 있다 보니까 바른 소리 한마디만 해도 늘 계약 해지 위협에 시달렸어요. 그리고 그 얘기를 들어도 어디에 가서 얘기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노조가 만들어지면서 회사가 위협을 많이 했는데 저희가 창립대회 직전에 민주노총이라든가 그다음에 국회의원이라든가 변호사님들 다 모셔다가 기자회견을 먼저 했거든요. 계약 해지하면 할 수 있는 걸 다하겠다. 그러니까 이런 일이 없었던 것 같더라고요.
◇ 정관용> 그러면 그렇게 개인적으로 계약이 된 분들은 택배 한 개당 얼마, 이런 식으로 돈을 받는 거죠?
◆ 김태완> 네, 그렇습니다. 건당 수수료로 받습니다.
◇ 정관용> 얼마나 됩니까, 그게?
◆ 김태완> 회사마다 좀 다른데. CJ대한통운은 800원 정도를 지금 공식적으로 얘기가 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개당 800원.
◆ 김태완> 그런데 이게 대리점 체제로 쭉 바뀌는 과정에서 대리점 수수료라는 게 또 생기게 돼요. 그리고 그 800원에서 부가세라는 것도 존재하게 되고 그 택배 단가도 계속 떨어지면서 이게 배달 수수료에는 커다란 영향을 안 미치는데 집하 수수료에는 아주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다 보니까 사실상 건당 500원 내외 수수료밖에 못 가져가는 형태가 되는 거죠. 택배기사들은 이걸 만회하려고 물량을 많이 하려고 노력을 하고. 그러다 보니까 장시간 노동이 되는 거죠. 그러니까 제가 일 시작할 때 한 4년 전만 하더라도 밤 10시, 11시까지 하는 거는 택배 처음 시작하던 기사들이나 아니면 명절 때나 있는 일이었거든요. 그런데요즘에는 평상시에도 10시, 11시 하는 게 아주 흔한 일이 되어버렸죠.
◇ 정관용> 그러면 하루에 보통 몇 개를 해야 되는 겁니까?
◆ 김태완> 제가 처음 시작할 때는 한 200개 내외 이렇게 하면 많이 한다 이렇게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한 250개 정도는 평균적으로 해줘야 어느 정도 맞출 수가 있는 거고 그리고 저희가 물량이 평균적으로 나오는 게 아니라 화요일이나 수요일이나 목요일날 집중적으로 나오거든요. 그러니까 평균 250개를 맞추려면 화요일,수요일, 목요일에는 300개에서 350개 정도를 하게 돼요. 그러면 이제 밤 10시, 11시까지 하는 거죠.
◇ 정관용> 그렇군요. 휴일은 있어요?
◆ 김태완> 휴일은 빨간날만 휴일인데 저희들은 이제 사실상 휴일이 없다고 봐야죠. 왜냐하면 가족이 있는 분들은 거의 아침 7시에 나가고 그다음에 밤 11시에 들어오면 자녀들 얼굴을 볼 수가 없어요. 그러면 일요일날이 유일한 날인데 그날 잠자고 이럴 수가 없는 거죠. 아이들하고도 얘기를 나눠야 되고 돌봐야 되고 하니까 사실상 거의 쉬지를 못한다고 보시면 되죠.
◇ 정관용> 이렇게 평균 잡아서 하루에 250개를 하면 물론 그런데 또 택배차량의 기름값이니 식사비니 이런 것도 전부 자기 비용이잖아요.
◆ 김태완> 그렇죠.
◇ 정관용> 그러면 한 달에 수입이 얼마나 되는 겁니까?
◆ 김태완> 저희가 지난해 12월 4일날 국회 토론회에서 이제 설문조사, 택배기사들 설문조사한 걸 발표를 했습니다. 거기에 의하면 이제 평균 한 320만원 정도 버는 것으로 나와요. 그런데 하루 평균 14시간을 일한다는 것을 감안하게 되면 사실상 최저임금보다 한 20만원 정도 더 버는 거죠.
◇ 정관용> 초과근무가 그렇게 많으니까.
◆ 김태완> 그렇죠.
◇ 정관용> 게다가 차량이 또 노후되고 그러면 자기 돈으로 고쳐야 되고.
◆ 김태완> 그렇죠. 차량을 바꾸게 되면….
◇ 정관용> 바꾸는 것도 자기 돈으로 사야 되고.
◆ 김태완> 그렇죠.
◇ 정관용> 그러면 이게 320만 원이 전부 벌이가 아닌 거죠.
◆ 김태완> 그럴 수도 있죠.
◇ 정관용> 뭐 일부 기사를 보니까 복장 지시는 하면서 옷은 안 사준다면서요.
◆ 김태완> 맞습니다.
◇ 정관용> 옷도 자기가 사야 돼요?
◆ 김태완> 그렇죠. 그러니까 옷도 그렇고….
◇ 정관용> 하실 일이 참 많습니다. 이제 시작이지만요.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실 테니까 좋은 성과 있기를 같이 기대해 보겠습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감사드리고. 설 대목 때는 유달리 더 바쁘죠.
◆ 김태완> 네, 그렇죠.
◇ 정관용> 거의 밤 새시는 분도 있지 않나요?
◆ 김태완> 제가 같이 일하면서 정말 안타까웠던 건데 이제 우리 동료 기사들 중에 안타까웠던 분이 있었는데 설 전으로 한 10일, 12일 이렇게 바빠요. 그런데 집이 좀 멀리 있는 거죠, 현장하고. 그러다 보니까 이분들이 밤 12시에 끝나면 집에 갔다오면 잘 시간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차에서 자거나 찜질방에서 자거나, 10일 동안. 이러신 분들의 모습을 봤습니다. 많이 힘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