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의 항문을 막대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스포츠센터 대표가 범행 당시 본인이 112에 신고한 후 피해자를 막대로 찌른 것으로 5일 알려졌다. 피해자에게 치명상을 입힌 행위가 최초 경찰 신고 후, 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 이뤄진 것이다.
이날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31일 새벽 2시 13분쯤 피의자 A(41)씨는 본인이 운영하는 서대문구의 스포츠센터 사무실에서 ‘어떤 남성이 누나를 때린다’며 112에 신고했다. 당시 이미 A씨는 만취한 피해자의 바지를 벗기고 엉덩이 부분을 70cm 길이 막대기로 후려친 후였다고 한다.
이후 출동한 경찰관이 스포츠센터에 도착한 시각은 신고 16분 후인 2시 29분쯤이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 16분 사이에 그는 피해자의 항문에 막대기를 수차례 찔러 넣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행위가 피해자에게 치명상을 입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신고 전화를 한 후 피해자를 사망하게 한 원인으로 추정되는 폭행을 한 셈이다. 경찰이 도착하는데 16분이 소요된 것은 그가 112에 신고할 때 존재하지 않는 주소를 가르쳐줘 위치 확인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때 최초 출동한 경찰관들은 별다른 범행 흔적을 발견하지 못하고 철수했다. 그가 “나는 그런 신고를 하지 않았다”며 말을 바꿨고, 당시 현장에 누워있던 피해자에 대해서도 A씨는 “직원인데 만취해 자는 중”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당시 현장에 혈흔 등 범행을 추측할 만한 단서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 경찰의 주장이다. 당시 이미 피해자가 숨져 있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후 6시간여가 흐른 뒤인 오전 9시쯤 A씨는 “자고 일어나니 직원이 의식이 없다”며 119에 신고했고, 소방과 함께 출동한 경찰은 그를 긴급체포했다.
이 사건은 A씨가 왜 피해자를 잔혹한 방식으로 사망하게 했는지 그 동기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A씨는 전날(30일) 저녁 피해자를 포함한 직원들과 사무실에서 1차 회식을 했고, 잠깐 밖에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차를 타고 귀가 하려는 피해자를 목격했다고 한다. 이때가 밤 11시쯤이었다. A씨는 “음주운전을 하면 안된다”며 피해자를 말렸고 둘이 다시 사무실에서 2차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CCTV 등에 따르면, 두 사람은 2차 술자리 이후인 새벽 2시쯤 바닥에서 바닥에서 엎치락 뒤지락하며 몸싸움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막대기를 이용한 폭행이 가해진 것이다. 두 사람은 평소 원만한 관계였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선 원한 관계 등으로 인한 계획적인 살인으로 추정할 만한 정황은 나온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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