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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숨진 여아와 석씨가 친자관계일 확률이 99.9999% 이상이라고 일축했다. 경찰이 추가 단서를 찾고있지만 미스터리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와관련, 일각에서는 친자 관계가 아닐 확률 '0.0001%'를 근거로 DNA검사의 오류 가능성을 의심하기도 한다. 이에대해 전문가들은 고개를 젓는다. 과학적으론 무의미한 문제 제기라는 것이다.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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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은 DNA의 구성하는 염기분자 4종인 아데닌(A), 구아닌(G), 티민(T), 시토신(C)의 배열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점을 이용해 신원을 확인하는 기법이다. 특정 STR 부위의 염기서열이 'GTAGTAGTA'와 같이 반복되는 식이다. 염기서열이 일치하는 STR 부위가 많을수록 친자관계일 확률이 100%에 가까워진다.
보통 15~20개의 STR 부위를 조사해 모두 일치하면 친자관계로 본다. 3개 이상의 STR 부위가 불일치하면 친자관계가 아닌 것으로 결론 내린다. 권창국 전주대 경찰학과 교수는 "혈연이 없는 사람이더라도 유전자형이 일부 동일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유전자 마커를 13~25개를 사용해 비교하다 보면 (친자가 아닌데 염기서열이 같을 확률이) 수십, 수백만 분의 1로 계속 줄어들기 때문에 99.9999%로 표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DNA 검증은 확률적 검증이기 때문에 100%라고 할 수 없을 뿐"이라며 "오류가 나온다면 시료가 바뀌거나 하는 등의 실험자 오류(휴먼에러)일텐데 국과수처럼 포렌식을 전문적으로 하는 기관은 모든 실험이 표준화돼 있다"고 강조했다. 국과수의 유전자 검사 절차와 과학적 검증 과정의 엄밀성, 특히 수차례의 반복검사 등을 고려하면 석씨의 주장처럼 오류가 있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석씨가 국과수의 유전자 검사 결과를 부인하는 이유는 뭘까. 경찰은 출산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향후 재판 형량 결정 과정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크기 때문으로 본다. 출산하지 않았다면 석씨의 혐의인 영아 바꿔치기가 무의미해 진다. 오리무중인 친부 정보, 석씨의 딸이 출산한 아이의 행방 등에 대한 추궁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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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http://news.v.daum.net/v/20210322050203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