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 60년 역사의 최대위기" "돌아갈데 없는 상황"
|
[이데일리 김정남 강신우 기자] “여기서 다시 일어서지 못한다면 차라리 당을 해체하는 게 더 나을 것이다.” (문재인 의원)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이 마지막 비상대책위를 구성했다는 각오로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박지원 의원)
“당 60년 역사의 최대 위기다. 성역 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 (정세균 의원)
“큰 책임감을 느낀다. 젊은 시절 인권운동을 하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인재근 의원)
22일 국회 내 새정치연합 당대표 회의실. 새정치연합 내부의 주요 계파 수장급 인사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지난 21일 문희상 비대위원장의 구상 아래 꾸려진 비대위의 첫 회의가 열리는 날이어서다. 이들은 최근 당 내홍의 여파를 ‘최대 위기’라고 규정하고,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최다선(5선)인 정세균 의원이 넷 중 가장 먼저 입을 뗐다. 그는 범친노로 꼽히지만 이미 ‘자기정치’에 나선지 오래다. 정세균계 수장으로 불린다. 정 의원은 현재 당의 상황을 “풍전등화(風前燈火) 위기”라고 했다. 존망이 달린 매우 위급한 처지라는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지분 계산을 하는 것은 무의미하고 무책임하다. 선당후사(先黨後私)를 확실히 실천하고자 한다”면서 “새정치연합은 공동운명체”라고 주장했다.
구민주계와 호남을 대표하는 박지원 의원(3선)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직계로 당 안팎의 영향력이 상당하다. 박 의원은 “우리 비대위는 책임 있는 사람들이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면서 “중단 없는 당 혁신작업을 통해 국민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 최대계파인 친노의 좌장격인 문재인 의원(초선) 역시 “우리당은 더 이상 돌아갈 데가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최대계파인 친노를 이끄는 사실상 당내 ‘최대주주’다. 문 의원은 “안 되면 당이 죽는다는 각오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평련계(김근태계)측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의 부인인 인재근 의원(초선)도 “우리당의 무능과 분열에 대해 반성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자성했다. 인 의원은 민평련계는 물론 당내 486그룹과도 가까운 인사다.
이들은 ‘문희상 비대위’의 주요과제 중 하나인 세월호특별법 제정에 대해서도 제언했다. 문 의원은 “유가족들이 수사권·기소권을 양보하면 새누리당은 신뢰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대안을 내놔야 한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을 넘어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선명한 장기전을 준비해야 한다”(정 의원) “힘 있는 사람이 양보하는 정신으로 해결돼야 한다”(박 의원) 등의 주장도 나왔다.
한편 문희상 위원장은 한자리에 모인 계파 수장급들을 의식한 듯 “이 순간부터 공식 전당대회까지 일체의 선거운동과 계파활동을 중단할 것을 엄숙히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차기 당 대표를 노리는 당권주자들로 꼽힌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