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무섭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죠.”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발생 무렵인 오후 10시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에서 시간을 보내던 김영민(17·서울 미양고2) 군, 김진욱(18) 군, 최민규(17·서울 컨벤션고2) 군은 차례대로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코스프레 동호회에서 만난 이들이 한창 기념사진 촬영을 하던 도중의 일이다.
김진욱군은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가장 먼저 인지했다. 구급차 사이렌 소리를 듣고 먼저 자리를 뜬 그는 한 남성이 부상자를 업고 해밀톤호텔 왼쪽 골목을 뛰어내려오는 장면을 목격했다. 김진욱군은 바로 동생들인 김영민군과 최군을 사고 현장으로 불러 모았다.
4일 이태원역 인근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난 이들은 시민 구조를 도왔던 경험을 담담하게 털어놨다. 참사 직후부터 이튿날인 30일 새벽까지 6시간가량 현장에 머물며 이들이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한 시민은 30여 명에 이른다. 이중 일부는 호흡을 되찾기도 했다. 김진욱군은 “‘다행이다’ 이상의 생각을 할 겨를도 없었다”며 “바로 다음 사람으로 (CPR) 교대를 해야 해 얼굴도, 이름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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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의 생명을 되살렸지만, 이들 역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겪고 있다. 과호흡 등의 증상을 겪고 있다는 김진욱군은 PTSD 진단에서 64점을 받았다. 통상 60점 이상은 ‘매우 위험한 정도’로 분류된다. 김영민군도 수면장애를 겪고 있다. 이들은 각각 지자체와 학교에서 지원하는 상담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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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6일 만인 이날 이들은 이태원역을 다시 찾아 조화와 함께 추모 메시지를 남겼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태원역으로 오던 이들은 한 환승역에서 인파가 몰리는 것을 보고 택시로 갈아타기도 했다. 김영민군은 “다시 이런 일이 생기면 안 되겠지만, 앞으로 전문적으로 공부해 더 많은 사람들을 살리고 싶다”며 “(참사 후) 살아남은 분들도 쾌차해 다시 일상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http://n.news.naver.com/article/016/000206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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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무섭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죠.”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발생 무렵인 오후 10시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에서 시간을 보내던 김영민(17·서울 미양고2) 군, 김진욱(18) 군, 최민규(17·서울 컨벤션고2) 군은 차례대로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코스프레 동호회에서 만난 이들이 한창 기념사진 촬영을 하던 도중의 일이다.
김진욱군은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가장 먼저 인지했다. 구급차 사이렌 소리를 듣고 먼저 자리를 뜬 그는 한 남성이 부상자를 업고 해밀톤호텔 왼쪽 골목을 뛰어내려오는 장면을 목격했다. 김진욱군은 바로 동생들인 김영민군과 최군을 사고 현장으로 불러 모았다.
4일 이태원역 인근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난 이들은 시민 구조를 도왔던 경험을 담담하게 털어놨다. 참사 직후부터 이튿날인 30일 새벽까지 6시간가량 현장에 머물며 이들이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한 시민은 30여 명에 이른다. 이중 일부는 호흡을 되찾기도 했다. 김진욱군은 “‘다행이다’ 이상의 생각을 할 겨를도 없었다”며 “바로 다음 사람으로 (CPR) 교대를 해야 해 얼굴도, 이름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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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의 생명을 되살렸지만, 이들 역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겪고 있다. 과호흡 등의 증상을 겪고 있다는 김진욱군은 PTSD 진단에서 64점을 받았다. 통상 60점 이상은 ‘매우 위험한 정도’로 분류된다. 김영민군도 수면장애를 겪고 있다. 이들은 각각 지자체와 학교에서 지원하는 상담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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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6일 만인 이날 이들은 이태원역을 다시 찾아 조화와 함께 추모 메시지를 남겼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태원역으로 오던 이들은 한 환승역에서 인파가 몰리는 것을 보고 택시로 갈아타기도 했다. 김영민군은 “다시 이런 일이 생기면 안 되겠지만, 앞으로 전문적으로 공부해 더 많은 사람들을 살리고 싶다”며 “(참사 후) 살아남은 분들도 쾌차해 다시 일상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http://n.news.naver.com/article/016/000206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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