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2일, 브로드웨이에 다시 불이 켜졌다
지난 9월2일은 뉴욕 브로드웨이가 손꼽아 기다려왔던 '그날'이다. 2020년 3월12일 코로나19 사태로 브로드웨이가 문을 닫은 이후 처음으로 뮤지컬 공연이 다시 시작됐다.
이미 브로드웨이는 몇달 전부터 대규모 홍보 간판을 내걸며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컴백'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뉴욕시를 찾는 관광객이 많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지난 6~7월부터 이미 브로드웨이는 9월 재오픈을 목표로 움직였다.
1년 넘게 공연에 목말랐던 관객들은 환호했다.
지난 2일 브로드웨이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은 '하데스타운'(Hadestowm)과 '웨이트리스'(Waitress).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2일 뉴욕 맨해튼 48번가의 월터 커 극장은 '하데스타운'(Hadestown)을 보기 위해 모인 관객들로 북적였다. '하데스타운'은 젊은 몽상가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그리고 하데스왕과 그의 아내 페르세포네의 2개의 신화적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2019년 토니상을 수상했다.
같은 날 47번가의 에델 배리모어 극장에선 '웨이트리스'가 막을 올렸다. 작은 마을의 웨이트리스이자 파이전문가인 제나의 이야기다. 근처 카운티에서 열린 제빵 대회에서 기회를 찾은 제나는 오랫동안 잊혀졌던 자신의 일부를 되찾기 위해 싸우기 시작했고, 동료들의 지원과 예상치 못한 로맨스를 통해 용기를 찾는다는 이야기다.
이날 공연에서 관객들의 기립 박수가 9번이나 나왔다는 전언이다. 심지어 공연 시작 전 안내방송에도 관객들은 박수를 쳤고, 배우들이 무대에 처음 등장할 때마다 박수가 터져나왔다고 한다. 오프라인 공연을 다시 접하게 된 감격의 박수다.
코로나19의 그림자는 곳곳에...
하지만 여전히 어려움은 곳곳에 남아 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관람하기 위해선 모든 관객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카드를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친 후 2주가 지났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어야 극장에 입장할 수 있다. 종교 또는 의학적 이유가 있거나 백신을 맞을 수 없는 12세 미만 아동일 경우 코로나19 음성 검사지를 가져가야 한다.
극장 내에선 출연 배우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써야 한다. 하데스타운과 웨이트리스가 중간 휴식시간을 포함해 2시간30분의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관객들은 3시간 가까이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어야 한다.
대신 '사회적 거리두기'는 없다. 극장은 수용인원 100%로 운영된다. 대신 휴관기간 중 공조시스템을 새롭게 바꿨거나 성능을 업그레이드했다. 극장 내 곳곳에는 손 세정제가 놓였다.
'웨이트리스' 공연 시작 전날 이미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던 한 출연진이 코로나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보이면서 비상이 걸렸다. 공연은 다른 대체 출연자를 투입해 예정대로 진행됐다.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코로나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백신 접종을 이미 마친 배우들도 관객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다.
델타변이 확산 위험에도 강행..."9만7000명 생계 달려"
브로드웨이는 일단 다시 문을 여는데 성공했지만, 델타변이 확산 등으로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이번 9월 재오픈은 델타변이 확산 이전에 결정된 것인데, 뮤지컬 제작자들은 안전에 더욱 주의하면서 일단 당초 일정대로 밀어붙이기로 결정했다.
뉴욕타임스가 만난 한 뮤지컬 제작자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조만간 완전히 끝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노동자와 도시를 위해 뉴욕의 문화생활을 다시 시작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했다. 그래서 최근 급증세를 보이는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브로드웨이의 문을 열었다는 설명이다.
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08/0004643806?sid=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