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발표 직전까지 오커스 출범 소식 몰랐다”
호주, 프랑스와 78조 규모 잠수함 계약 파기
원인 제공한 미국에도 “일관성 결여됐다” 비난[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국과 영국, 호주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새로운 3자 안보 동맹 ‘오커스’를 결성한다는 소식에 프랑스는 충격과 분노를 드러냈다. 프랑스 역시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이지만 이번 결정에는 유감을 표명하며 직설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호주가 오커스 출범과 함께 프랑스 방산업체 나발 그룹과 체결한 수십조원 규모의 계약을 파기한데다, 미국측이 주요 우방인 프랑스에 새로운 안보동맹에 대해 사전에 귀띔조차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프랑스는 오커스 출범 관련 언론 보도가 처음 나오기 전까지 공식적으로 관련 사실을 전달받지 못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과 잦은 마찰을 빚어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관계 개선을 기대했던 만큼 상당한 배신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외교부와 국방부는 오커스 발족 기자회견 후 공동 성명을 내고 호주와 미국을 향해 함께 불편한 심기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성명은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전례 없는 위기를 마주한 때에 프랑스와 같은 동맹국이자 유럽 파트너국이 호주와의 동반자 관계에서 멀어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관성의 결여를 보여주는 미국의 선택에 프랑스는 주목하고 유감을 표명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오커스에서 프랑스를 배제한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나타낸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호주의 핵 잠수함 배치를 돕기 위한 계약을 발표한 것은 서방 동맹에 긴장을 주며 프랑스를 격분시켰다”며 “중국과의 대립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상반된 반응은 세계 전략 지형을 다시 그리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18/0005040079?sid=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