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새 강풍이 불더니…. 제발 무사히 산불이 진화되기만 바랄 뿐입니다.”
5월31일 오후 7시. 경남 밀양시 부북면 춘화리 화산마을 주민들은 마을회관인 화산회관 앞 공터에 모여 연기로 가득찬 옥교산을 근심스럽게 바라보며 이렇게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날 아침 마을 뒤로 펼쳐진 옥교산 5부능선에서 시작한 산불이 소방당국의 대대적인 진화 작업에도 불구하고 잦아들기는 커녕 강풍을 타고 계속 세를 확산하기 때문이다.
옥교산에 산불이 목격된 것은 이날 아침 9시25분경.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하루종일 헬기 42대, 장비 178대를 비롯해 소방인력 1557명(군·경·의용소방대 포함)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펼쳤다. 하지만 이날 오후 7시 현재까지 주불이 잡히지 않아 주민들은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였다.
일부 주민들은 임시대피소로 지정된 인근 주남교회로 발길을 옮기는 모습도 보였다. 김진호 화산마을 이장은 “옥교산에는 임도가 없어 사람이 쉬 오를 수 있는 산이 아닌데 불이 났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화산마을에서 2㎞가량 떨어진 지동마을 주민들도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옥교산에서 시작한 산불이 이 마을 뒷산 중턱으로 번져서다. 이 마을의 한 주민은 “불이 산 밑으로 내려오게 되면 주민이 사는 가옥도 위험해진다”며 말끝을 흐렸다.
조속한 산불 진화를 위해 지역 주민과 기관·단체들의 자원봉사 활동도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부북농협(조합장 신용경)과 NH농협 밀양시지부(지부장 손영희)는 산불소식을 접하고 곧바로 화산회관 앞에 천막을 설치, 소방대원들에게 음료와 간식을 제공하는 등 지원활동에 나섰다. 특히 부북농협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회의실을 주민들의 대피소로 개방한 상태다. 대한적십자사, 밀양향토청년회, 밀양시새마을부녀회원들도 화산회관 앞에 천막을 치고 소방인력을 돕고 있다.
신용경 부북농협 조합장은“연중 가장 바쁜 시기에 산불로 놀란 주민들이 앞으로 농사일을 어떻게 할지 걱정”이라며 “아무쪼록 산불이 빨리 진화되도록 농협에서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밀양=김광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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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절반도 진화 안됐는데 내일 아침부터 다시 강풍 분다고 해서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