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략
<재벌집 막내아들> 매회 반전과 함께 회귀물 장르 특유의 ‘사이다’ 묘미를 주며 시청자를 열광케 했다. 누구나 한 번쯤 꿈꿔왔을 “만약 과거로 돌아간다면 이 땅을, 이 주식을, 이 코인을 샀을 텐데…”하는 판타지를 ‘진도준’이란 캐릭터로 눈앞에서 그려냈고(그것도 속도감 있는 전개로), 재벌가로 대표되는 순양가 사람들이 서민의 본체를 지닌 주인공에게 매회 무너지는 장면을 보고 많은 시청자는 더없는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시청자들이 각 잡고 마지막 회를 기다린 이유다. 그러나 결말은 완벽한 제작진과 시청자의 동상이몽이었다.
대부분 시청자는 재벌가 사람들의 몰락, 진도준(윤현우)의 제2의 인생을 보며 무난하게 ‘역시 드라마는 권선징악이지’하고 끄덕이며 보며 편안하게 발 뻗고 잘 생각뿐이었는지도 모른다. 반면 제작진은 끝까지 반전의 묘미를 놓지 못하고 원작과 다른 결말을 보여주고 싶어했다. 단, 마지막 회 반전을 짜임새 있게 꾸려냈다면 이런 사달은 일어나지 않았을 터, 제작진은 원작과 다른 결말을 위해 캐릭터를 버리고 설정 또한 버렸다. 막판에 여기저기 구멍이 숭숭 뚫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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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사회의 굵직한 사건사고를 빠삭하게 기억하고 있는 윤현우가 왜 유독 진도준이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했을까? 심지어 자신은 진도준 살해 당시 공범 혹은 방관자였고 통화 녹음본까지 화분 안에 고이 간직해놓고?
사건의 열쇠가 된 휴대전화 녹음파일, 어떻게 통화 중 옆 사람(진영기 회장) 말소리까지 깔끔하게 녹음됐을까? 당시 2G폰 폴더폰에 자동녹음기능이 설마, 있었나?
또 7천억원 비자금은 어디서 다시 번쩍하고 생겨난 것인가, 진도준이 이미 살해당하기 전에 모두 기부하면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것 아니었나?
20년 가까이 상복을 입고 지낼 만큼 애절했던 서민영은 연인을 살해한 공범 내지는 살해 의혹을 덮어버린 윤현우를 두고 왜 아련함을 느끼는가? 서태지만 언급하면 다 사랑에 빠지는 인물이 아니고서야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회귀 장르의 기본은 ‘복수의 성공’이다. 애초에 ‘나를 죽인 범인은 누구인가’라는 한을 품고 주인공이 과거로 회귀했는데 그 중대한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고 그게 누구든 상관없게 되어 버린 점도 시청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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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제 진도준은 잊고 현생으로 돌아가세요~”라는 드라마 팬덤을 향한 배려인가? 15회차 동안 울고 웃으며 드라마 ‘앓이’를 했던 시청자들은 시원함 아닌 싸늘함을 느껴야 했다.
드라마는 끝이 나도 세계관은 끝이 나지 않는 법이다. 단 웰메이드 작품이었을 때 말이다. 영화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시리즈처럼. 해외까지 나갈 것도 없다. <커피프린스 1호점>처럼 한결과 은찬이 어딘가에서 살아 숨 쉬고 있을 것 같은 그 아련한 세계관 말이다. ‘국밥집 첫째아들’ 윤현우가 어딘가에서 살아있었으면 하는 마음, 드나?
http://lady.khan.co.kr/culture/article/202212261223001
<재벌집 막내아들> 매회 반전과 함께 회귀물 장르 특유의 ‘사이다’ 묘미를 주며 시청자를 열광케 했다. 누구나 한 번쯤 꿈꿔왔을 “만약 과거로 돌아간다면 이 땅을, 이 주식을, 이 코인을 샀을 텐데…”하는 판타지를 ‘진도준’이란 캐릭터로 눈앞에서 그려냈고(그것도 속도감 있는 전개로), 재벌가로 대표되는 순양가 사람들이 서민의 본체를 지닌 주인공에게 매회 무너지는 장면을 보고 많은 시청자는 더없는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시청자들이 각 잡고 마지막 회를 기다린 이유다. 그러나 결말은 완벽한 제작진과 시청자의 동상이몽이었다.
대부분 시청자는 재벌가 사람들의 몰락, 진도준(윤현우)의 제2의 인생을 보며 무난하게 ‘역시 드라마는 권선징악이지’하고 끄덕이며 보며 편안하게 발 뻗고 잘 생각뿐이었는지도 모른다. 반면 제작진은 끝까지 반전의 묘미를 놓지 못하고 원작과 다른 결말을 보여주고 싶어했다. 단, 마지막 회 반전을 짜임새 있게 꾸려냈다면 이런 사달은 일어나지 않았을 터, 제작진은 원작과 다른 결말을 위해 캐릭터를 버리고 설정 또한 버렸다. 막판에 여기저기 구멍이 숭숭 뚫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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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사회의 굵직한 사건사고를 빠삭하게 기억하고 있는 윤현우가 왜 유독 진도준이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했을까? 심지어 자신은 진도준 살해 당시 공범 혹은 방관자였고 통화 녹음본까지 화분 안에 고이 간직해놓고?
사건의 열쇠가 된 휴대전화 녹음파일, 어떻게 통화 중 옆 사람(진영기 회장) 말소리까지 깔끔하게 녹음됐을까? 당시 2G폰 폴더폰에 자동녹음기능이 설마, 있었나?
또 7천억원 비자금은 어디서 다시 번쩍하고 생겨난 것인가, 진도준이 이미 살해당하기 전에 모두 기부하면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것 아니었나?
20년 가까이 상복을 입고 지낼 만큼 애절했던 서민영은 연인을 살해한 공범 내지는 살해 의혹을 덮어버린 윤현우를 두고 왜 아련함을 느끼는가? 서태지만 언급하면 다 사랑에 빠지는 인물이 아니고서야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회귀 장르의 기본은 ‘복수의 성공’이다. 애초에 ‘나를 죽인 범인은 누구인가’라는 한을 품고 주인공이 과거로 회귀했는데 그 중대한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고 그게 누구든 상관없게 되어 버린 점도 시청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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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제 진도준은 잊고 현생으로 돌아가세요~”라는 드라마 팬덤을 향한 배려인가? 15회차 동안 울고 웃으며 드라마 ‘앓이’를 했던 시청자들은 시원함 아닌 싸늘함을 느껴야 했다.
드라마는 끝이 나도 세계관은 끝이 나지 않는 법이다. 단 웰메이드 작품이었을 때 말이다. 영화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시리즈처럼. 해외까지 나갈 것도 없다. <커피프린스 1호점>처럼 한결과 은찬이 어딘가에서 살아 숨 쉬고 있을 것 같은 그 아련한 세계관 말이다. ‘국밥집 첫째아들’ 윤현우가 어딘가에서 살아있었으면 하는 마음, 드나?
http://lady.khan.co.kr/culture/article/202212261223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