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보다 편한 곳인데”···지역사회 낙인'에 밀려 사라지는 청소년 쉼터 | 이슈빠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이슈빠



본문

“집보다 편한 곳인데”···지역사회 낙인'에 밀려 사라지는 청소년 쉼터

  • Lens
  • 조회 854
  • 2021.12.06
23년간 3,260명 거쳐간 강남구 청소년쉼터
복지관 무상임대부지 대체할 곳 못찾아 폐쇄
적은 이용인원도 고려사항···"쉼터 이해 부족"
"쉼터에 대한 부정적 인식부터 개선돼야"


지난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동 태화사회복지관 6층에 위치한 강남구 청소년 쉼터 직원들은 쉼터 폐쇄를 앞두고 각종 행정 절차를 처리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 와중에도 박건수 강남구 청소년쉼터 소장은 10년간 몸담은 쉼터가 없어진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박 소장은 “이 곳을 거쳐 간 아이들에게 ‘아쉽다’는 연락을 요즘 많이 받는다”며 “가정에서 학대당하는 아이들이 잠시라도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라 그 자체로 의미 있는데 이대로 폐쇄해야 하는 것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아쉽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입소한 A(16)군도 막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가족 불화로 3년 전 집을 나와 강남구 청소년쉼터에서 6개월간 지냈던 A군은 가정에 복귀한 후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다시 찾았다. 곧 폐쇄된다는 소식을 듣고 다른 쉼터를 알아보기도 했지만 정원이 넘쳐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함께 지내던 친구도 이날 오후 다른 쉼터로 떠나 A군은 강남구 청소년쉼터의 ‘마지막 입소생’이 됐다. “집보다 편하고 나를 돌봐주는 선생님들이 있는 곳”이라고 강남구 쉼터를 설명한 A군은 퇴소가 목전에 다가온 지금도 어디로 가야할지를 정하지 못했다.

지난 1998년 설립돼 23년간 3,260명의 남성 청소년들을 돌봤던 강남구립 청소년쉼터가 오는 31일 문을 닫는다. 쉼터를 위탁운영하며 복지관 한 층을 무상 임대해주던 태화복지재단이 지난해 말 운영을 종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아직 대체 부지를 찾지 못한 탓이다. 쉼터 폐쇄의 핵심 원인인 ‘장소 문제’ 이면에는 청소년 쉼터에 대한 지역사회의 부정적 시선과 지역자치단체의 소극적인 태도가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구청에 따르면 강남구는 올해 쉼터 이전 비용으로 본예산 9억원에 추가경정예산 6억원을 합쳐 15억원을 마련했지만 결국 대체 부지를 찾는 데 실패했다. 강남구 관계자는 “부지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청소년 쉼터가 들어갈 자리’라고 밝히자 (임대인들이) 다들 꺼려했다”며 “청사를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해 봤지만 여유 공간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강남구는 쉼터에 투입되는 예산이 비효율적으로 쓰이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구의회의 올해 8월 회의록에 따르면 강남구 관계자는 “(쉼터에 청소년이) 월 평균 7~8명만 입소돼 있는데 선생님들이 7~8명”이라며 “강남구 아동은 3년간 10% 미만인 22명만 입소했고 보호기간도 1개월 미만이었다”고 폐쇄 결정 이유를 밝혔다.


쉼터 측은 시설 운영에 대한 강남구의 의지와 이해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박 소장은 “쉼터가 사라지면 강남구에는 곧 금천으로 이전할 쉼터와 7일까지만 이용할 수 있는 일시쉼터밖에 남지 않는다”며 “이용 인원이 적다고 해서 쉼터의 필요성이 사라지는 것이 아닌데 쉼터를 제대로 활용할 대안을 고민하지 않고 폐쇄하는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 역시 서울 전역에 청소년 쉼터가 부족한 가운데 재정자립도가 높은 강남구가 시설을 존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협의를 이어갔지만 구청을 설득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http://naver.me/54QgwmXe

추천 0 비추천 0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이슈빠



이슈빠 게시판 게시물 목록
번호 제   목 날짜
31060 일본 아베 전 총리의 패기 12.06
31059 세계 곳곳 미.중 갈등 패싸움 12.06
31058 몽블랑서 발견된 4억 보석상자… 12.06
31057 50대女 살해, 트렁크에 유기… 12.06
31056 안산 중학생도 오미크론 감염.… 12.06
31055 벌써 45개국, 전세계로 확산… 12.06
31054 "성기능 비하해"..성매매 여… 12.06
31053 쇼트커트‧안경‧넥타이…금기 깨… 2 12.06
31052 "차 빼지도 넣지도 못하고..… 12.06
31051 "실종자 찾습니다" 문자 2분… 12.06
31050 “집보다 편한 곳인데”···지… 12.06
31049 "귤 5개 800원" 길거리서… 5 12.06
31048 "딸과 다투다가"..의붓아버… 12.06
31047 국내 오미크론 확진자 12명 … 12.06
31046 "미접종자 투정 받아줄 상황 … 12.06
31045 미 국무부 직원 아이폰도 해킹… 12.06
31044 댓글 공작 의심되는 요즘 네이… 12.06
31043 폭락하는 터키 리라…한국·터키… 12.06
31042 LG 빠진 국내 스마트폰 시장… 12.06
31041 "오늘이 마지막, 불태우자" … 12.06
31040 “오빠라고 불러봐라” 세무서장… 12.06
31039 방역패스 미적용 시설은 .. … 1 12.06
31038 살 좀 빼라는 엄마 말에 흉기… 12.06
31037 이디야 1%대 폐점률 신화 깨… 12.06
31036 알몸 사진에 동창생·친구 여동… 12.06

 

 



서비스 이용약관 개인정보 처리방침
Copyright © threppa.com. All rights reserved.
광고 및 제휴, 게시물 삭제, 기타 문의 : threppa@gmail.com
Supported by itsBK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