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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 AI 대란, 대기업은 웃는 까닭

  • 작성자: 후시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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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2126
  • 2016.12.22
달걀 AI 대란, 대기업은 웃는 까닭

계란 한 판.              경향신문 자료

H5N6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따른 달걀 수급 대란으로 정부가 수입을 늘리기로 했지만 대기업만 유리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AI 파동이 진정된 뒤에도 국내 농가는 수입 달걀과 경쟁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대기업 계열화 되는 방향으로 재편될 수 있기 때문이다.

AI로 2000만 마리가 넘는 닭·오리가 살처분되고 달걀 값이 폭등하자 정부는 지난 19일 산란계 종계와 달걀 수입 등 수급안정 대책을 내놓았다. 정부는 유통업계에 항공운송비 지원, 관세(27%) 제외, 검사기간 단축 등을 통해 달걀 수입을 확대키로 했다. 미국·캐나다·스페인·호주·뉴질랜드 등에서 수입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달걀 수입이 늘면 소비자들이 직접 사먹는 일반 생달걀보다 가공식품 등에 쓰이는 원료용 달걀 시장에 더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유통기한 문제 탓에 비행기로 실어와야 하는 생달걀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다. 관세청 무역통계를 보면 H5N8형 AI가 창궐했던 2014년 6~9월 미국산 생달걀 4694㎏이 수입됐지만 대란 30알 기준 4만원으로 가격이 지나치게 비쌌다. 정부도 생달걀 수입이 늘어나기 어렵다는 건 안다. 이천일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수입 생달걀 소비자가가 얼마나 될지는 모른다. 항공운송비 지원도 지침은 없다”며 “민간에서 하지 않으면 못한다”고 말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계란 판매수량 제한 조치가 시작된 2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계란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계란 판매수량 제한 조치가 시작된 2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계란을 고르고 있다. 

진짜 문제는 과자·빵 등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원료용 달걀이다. 국내 산란계 농가는 생달걀과 함께 가공용 달걀 공급도 같이 하고 있다. 중요한 한 축인 가공용 달걀 수입이 늘면 농가 수익구조가 악화될 수밖에 없다. 전남에서 산란계 농장을 운영하는 한 농장주는 “AI가 터지기 전까지 수급 조절 실패로 달걀 값이 바닥을 기고 있었는데 한 달도 안돼 달걀이 부족하니 수입하자고 한다”며 “이리되든 저리되든 독립농가가 버티기 힘든 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껍질이 없는 알이나 노른자, 흰자 형태로 분리된 달걀(액란)로 이미 수입되고는 있다. 올해 들어 이탈리아, 중국, 미국 등에서 ‘새의 알(껍질이 붙지 않은 것)’ ‘알의 노른자위(신선한 것, 건조한 것, 물에 삶았거나 찐 것, 냉동한 것 등)’가 총 320만t, 95만3000달러어치 수입됐다. 수입단가는 대란 30알 기준 약 5350원으로, 현재 8000원대로 치솟은 국산보다 싸다.

당장 공급난을 이유로 수입시장을 확대하면 돌이키기 쉽잖다는 점이 문제다. 향후 AI 파동이 지나고 달걀 공급량이 회복되더라도 국산 달걀은 외국산과 경쟁을 이어가야 할 공산이 크다. <대한민국 치킨전>의 저자인 농업사회학자 정은정씨는 “한 번 시장이 개방되면 계속 수입산을 쓰게 될 가능성이 크다. 국산 수급 문제가 없어도 난황이나 난백 등 액란 시장은 일정 부분 빼앗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나아가 수입 확대가 달걀 농장의 대기업 계열화를 부추길 수 있다. 외국산 때문에 국산 농가가 경영난에 봉착하면 대기업이 영역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달걀 생산은 ‘중소기업 고유업종’으로 지정됐지만 하림 등 이미 유통시장에 진출한 기업은 사업을 이어갈 수 있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달걀 수입 개방 등은 당장에는 수급문제를 푸는 데 도움될 지 몰라도 결국 독립농가는 죽고 대기업 계열만 살아남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정 저자는 “그간 대기업이 달걀 시장에 입지를 넓히고 싶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며 “독립농가가 AI 관리를 못하니 대기업 계열화를 해야 한다는 핑곗거리가 생긴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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