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부터 비정규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부당해고와 임금체불 등으로 불매운동의 대상이 됐던 이랜드그룹이 또 다시 불매운동의 표적이 됐다. 이번에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임금을 체불한 것이 원인이 됐다.
고용노동부는 19일 ‘애슐리’를 비롯한 이랜드 외식사업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지난 1년간 연차수당, 휴업수당, 연장수당, 야간수당 미지급은 물론 근무시간을 15분 단위로 기록하는 ‘임금 꺾기’ 수법으로 4만4360명으로부터 83억7200만원의 임금을 체불했다고 발표했다.
고용노동부 근로감독 결과 발표 이후 소셜미디어 상에서 이랜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불매 선언도 이어진다. 트위터 이용자 ‘@woong5826’은 20일 “알바들의 고혈을 짜는 악덕기업은 필요없다”며 해시태그로 #이랜드 # 불매운동을 달았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이랜드가 기독교 정신을 표방한다는 점에서 “신의 이름을 내걸고 사람을 쥐어짜서 참 돈 많이 벌어왔네”라고 지적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페이스북에 “기독교 기업이라는 ‘이랜드’가 계획적으로 범한 불법”이라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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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이용자 ‘@daisydream_100’은 이랜드가 과거부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상대로 횡포를 저질러왔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이랜드 불매운동을 선언했다. 그는 19일 트위터에서 “2000년대 초중반 서울역에서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 분들이 전단지를 돌리고 열심히 노동운동 하시는 걸 지켜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은 사람이라면 이랜드 계열사를 불매할 수밖에 없다”며 “영화 <카트>, 드라마 <송곳>이 전부 이 기업과 관련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개버릇 못 버리는구나. 악덕기업 어디가나”라고 말했다. 한 페이스북 이용자는 “이랜드 홈페이지를 보니 나눔, 바름, 자람, 섬김이 경영이념이라며 2015년 한해에만 303억원을 기부했다고 자랑하고 있다. 보아하니 임금을 떼어먹어 마련한 기부금인가 보다”라고 말했다.
이랜드 그룹은 비정규직 노동자 대량해고와 노조 파괴 등으로 과거부터 자주 비판을 받았다. 실제 이랜드는 1993년 노조 설립 이후 해마다 노사갈등을 겪어야 했다. 노조와의 교섭 기피, 부당노동행위, 용역업체의 폭력 동원, 단체협약 불이행, 노조 탈퇴공작, 블랙리스트 작성 등 노조를 적으로 대하는 사측의 태도가 원인을 제공했다. 2000년에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놓고 265일간 파업이 지속되기도 했다.
이랜드는 2007년 6월 홈에버, 뉴코아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 1000여명을 대량 해고하면서 512일간의 파업을 불러왔다. 당시 이랜드는 비정규직보호법을 악용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인식돼 불매운동의 표적이 됐다. 이랜드의 노조 탄압과 이에 맞선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싸움은 영화 <카트>와 웹툰·드라마 <송곳>의 소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