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빠



본문

나라 밖 청년들 '시국선언기'…"이런 망신 처음"

  • 작성자: kakaotalk
  • 비추천 0
  • 추천 1
  • 조회 1287
  • 2016.12.21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7차 대규모 촛불 집회가 열린 10일 오후 청운효자동 주민센터에서 시민들이 폭죽을 터트리고 있다.

광장에 불어닥친 영하를 밑도는 매서운 추위도 촛불의 열기를 식힐 수는 없었다. 대통령 박근혜 탄핵소추안의 국회 가결 이후 첫 주말 촛불집회가 열린 10일 저녁, 서울 광화문 일대에만 80만 명, 전국 104만여 명의 시민들이 운집해 한목소리로 "박근혜 즉각 퇴진"을 외치며 체제 변혁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이어갔다. 

이날 저녁 본행사가 시작된 광화문광장에서는 싱가포르 한인 유학생 시국선언단 대표로 4명의 청년이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번갈아 가며 나라 밖에서 벌이고 있는 시국선언 경과를 시민들에게 전했다. 

먼저 자신을 강원도 춘천 출신이라고 밝힌 한 청년은 "저는 10년 전 누나와 함께 유학을 떠나 지금까지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으로 외국 생활을 해 왔습니다"라는 말로 운을 뗐다.

"오래 전부터 싱가포르에서는 한류 열풍으로 한국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좋았습니다. 많은 친구들이 항상 한국에 대해 궁금해 했고 감탄했습니다. 저는 한국인인 것이 너무나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요즘 외국 생활을 하면서 이처럼 부끄러운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라는 것이 그의 전언이다. 

"제 외국 친구들은 저에게 '청와대가 서울에서 가장 이용자 평점이 좋은 호텔이라고, 각종 마약성 약품과 미용 관련 서비스가 무료라고 하던데 사실이냐'고 하면서 저를 조롱하기에 바쁩니다. 철학을 전공하고 있는 제가 공자의 논어를 읽고 있으면 저에게 다가와 '한국에서는 주술을 배워야 출세하지 않느냐'면서 놀리고 있습니다. 한국인으로서 이렇게 망신 당하기는 처음입니다."

청년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학업의 짐을 잠시 내려놓고 저희는 시국선언단 모집에 나섰습니다"라고 전했다. 

"싱가포르에서는 시국선언을 포함한 모든 정치적 활동이 법으로 엄격히 금지돼 있습니다. 그러나 위험을 감수하고 싱가포르 국립대 등 여러 대학에서 150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모였고, 총 48명의 학생들이 지난 11월 13일 시국선언에 참여했습니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두 번째 청년은 "정치적 압박이 심한 싱가포르에서도 저희의 울부짖음은 이렇게 컸습니다"라고 역설했다. 

"이것은 우리 모두 하나가 돼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나가고 싶은 열망이 얼마나 강한지 방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는 남녀노소 상관 없이 이념 차이를 극복하고 장소를 막론하며 힘을 모아 탄핵안 가결이라는 역사의 숙원을 이뤄냈습니다. 여러분, 지금까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나섰던 우리 모두의 노고에 따뜻한 격려의 박수를 서로가 서로에게 보내 줍시다."

그는 "그러나 우리의 행진은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됩니다. 우리 촛불은 지금 꺼져서는 안 됩니다"라고 호소했다. 

"지금까지 우리가 이뤄낸 모든 것은 꼭두각시 노릇을 하던 대통령 한 명을 직무정지시킨 것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나아가야 합니다. 대한민국에 뿌리깊이 박혀 있던 부패한 역사를 청산해야 합니다. 먼저 직무정지 처분을 받은 박근혜 탄핵 예정자에게 우리 목소리를 한데 모아 국민의 뜻은 아직도 변함없이 즉각 퇴진임을 밝혀야 합니다." 

이 청년은 "헌법재판소에 탄핵소추안이 전달됐지만 박근혜 탄핵 예정자는 아직 하야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야하는 것이 국민의 뜻을 따르는 것입니다"라며 "또한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 당시 7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낱낱이 국민 앞에 밝히고 직무유기 책임을 피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라고 꼬집었다. 

◇ "불 꺼져도 펄펄 끓는 뚝배기처럼 우리의 촛불은 아직 꺼질 수 없어"

주최 측이 규정한 자유발언 제한시간 3분이 훌쩍 넘었음에도 광장의 시민들은 나라 밖에서 어렵게 촛불을 든 청년들의 발언을 끊지 않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그들의 말에 귀기울였다.

세 번째로 발언을 이어간 청년은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 곁에서 온갖 권력 남용을 행사해 온 김기춘 비서실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 최순실 전 비선실세 등 부당한 권력을 남용해온 모든 이에게 엄격한 법의 심판을 내려야 합니다"라며 "이들에게 용서와 화해의 손길을 내리기에는 아직 이릅니다"라고 강조했다. 

"우리가 이들의 국정농권을 방치한다면 역사의 비극은 우리의 후손들에게 돌아오게 될 것입니다. 이 기회를 교훈 삼아서 우리 국민 역시 정치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정치 참여는 국가의 주권을 갖고 있는 국민으로서 우리의 기본권이 돼야 합니다. 생활적 여유를 갖고 정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 수단을 더 늘려야 할 것이며, 우리 모두 깨어 있는 국민이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의 정치 의식이 성숙할수록 그에 걸맞은 지도자를 선출할 수 있다고 저희는 굳게 믿습니다."

특히 그는 "흔히 우리 국민들을 개돼지라 부르고 냄비 근성이라는 표현으로 대한민국 국민을 폄하하는 일부 정치 세력이 있습니다"라며 "저는 우리 국민은 냄비의 민족이 아닌 '뚝배기의 민족'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역설했다. 

"냄비는 쉽게 끓고 불이 꺼지면 빠르게 식지만, 뚝배기는 서서히 달궈지고 열기는 오래 갑니다. 어제 탄핵안 가결로 급한 불은 꺼졌지만 아직 우리의 뚝배기는 식지 않았습니다. 특검조사, 정경유착, 탄핵안 통과, 세월호 7시간 진실 규명 및 재벌 개혁까지 어떻게 처리되는지 끝까지 지켜봐야 합니다. 불이 꺼져도 펄펄 끓고 있는 뚝배기처럼 우리의 촛불은 아직 꺼질 수 없습니다. 우리는 뚝배기의 민족입니다." 

끝으로 발언권을 넘겨 받은 청년은 "저희를 놀리던 외국인 친구들은 232만 명이 모인 촛불 시위의 모습을 보면서, 성숙한 시민의식과 평화로운 집회 방식을 목격하며, 대한민국 국민의 민주주의 정신에 끝없는 감탄을 쏟아냈습니다"라고 전했다. 

"싱가포르는 1년 365일 매일 따뜻하다 못해 무더운 날씨가 이어집니다. 열대 기후에 익숙해지고 겨울 옷도 별로 없는 저희는 매년 겨울방학 때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면 추위 때문에 걱정이 앞섰습니다. 이번 겨울은 또 유난히 매섭게 추운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 가슴 속에 올해 겨울은 잊을 수 없는 가장 따뜻했던 겨울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두가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해 모인 따뜻한 촛불 하나하나가 있으니까요."




원문보기: 
http://www.nocutnews.co.kr/news/4699649#csidx349060245ef5e76b048f7570b3f0c30   

추천 1 비추천 0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close]

댓글목록

이슈빠



이슈빠 게시판 게시물 목록
번호 제   목 이름 날짜 조회 쓰레빠 슬리퍼
30671 우려 대마왕께서 한 말씀 하시었습니다...… 엔타로스 12.21 1780 0 0
30670 [단독] 아기분유·침대..삼성에 청구 내역,… 2 최순시리out 12.21 1710 4 0
30669 순시리가 그네를 시켜서 닫게 한 개성공단의 … asm1 12.21 2572 3 0
30668 황교안 총리, 마사회장 선임등 공기관 20여… 정사쓰레빠 12.21 1611 4 0
30667 헬.조선의 흔한 의료사고.JPG RedKnight 12.21 1930 3 0
30666 외노자는 사실 한국경제에 전혀 도움되지 않습… 1 전국폭염특보 12.21 1645 4 0
30665 어느 남자의 친일인명카드.jpg Ted77 12.21 2026 1 0
30664 문재인의 위엄.jpg Homework 12.21 2034 2 0
30663 전우용 역사학자 트윗, "노예근성..." 극복 12.21 1999 1 0
30662 정우택 또 문전박대 퍼포먼스?···야3당 원… Crocodile 12.21 1080 0 0
30661 런닝맨 제작진이 송지효와 김종국에게 사과했다 다크페이지 12.21 2080 3 0
30660 베를린 '트럭테러' 용의자로 알려진 인물이 … SBS안본다 12.21 1479 0 0
30659 최순실, 방송 카메라 사라지자 표정 돌변 1 레저보이 12.21 1702 2 0
30658 나라 밖 청년들 '시국선언기'…"이런 망신 … kakaotalk 12.21 1290 1 0
30657 22일 청문회 관전 포인트 GTX1070 12.21 1465 2 0
30656 오늘도 다복한 박사모 밤을걷는선비 12.21 1818 1 0
30655 아직도 풀지 못한 숙제..jpg 민방위 12.21 1630 0 0
30654 주진우 기자 페북.jpg 임시정부 12.21 2198 1 0
30653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전원책의 인식 2 이슈가이드 12.21 1788 6 0
30652 “촛불집회가 미세먼지 유발”···4대강 옹호… 베른하르트 12.21 1022 0 0
30651 “알바비 가로챈 악덕 기업 필요 없다”···… 1 아냐모르냐 12.21 1576 1 0
30650 빵에 갈 그분을 위한 최고의 선물? 로우가 12.21 1301 2 0
30649 국사 문제가 전혀 논란이 안되는 이유 얼리버드 12.21 1195 1 0
30648 칠레 외교관 성추행 사건 현지 반응 feat… 스콧트 12.21 1125 0 0
30647 사스 vs 메르스!! 도시정벌 12.21 957 3 0

 

 

컨텐츠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