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hm&sid1=104&oid=003&aid=0010935782
그러나 세밀하게 살펴보면 유럽 각국이 제재 문제에 대해 이견이 상당해 공동대응을 모색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노력이 어려움에 빠질 전망이다.
폴란드와 발트해 연안국가 등 동유럽 국가들에선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큰 관심이 없다. 코로나 팬데믹(전세계 대유행) 극복과 경제회복이 가장 큰 관심사다. 브뤼셀에서 EU 당국자들은 10일 미국과 러시아 협상에 EU가 빠진 것에 불만이 크다. 러시아와 노르트스트림 2 천연가스 파이프 라인을 건설중인 독일 등 일부 국가들은 러시아와 교역이 훼손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로선 미 당국자들은 긍정적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유럽국들이 분열돼 있지만 현재까지 각국이 밝힌 입장은 고무적"이라면서 "침공이 있을 경우 심각한 제재가 실행된다는 것을 의심할 필요가 없다"고 고위 당국자가 밝혔다.
그러나 유럽 각국의 대응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취하는 조치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전 미 당국자들이 말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실제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할 경우 대부분의 유럽국들이 용인하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침공하는 대신 사이버 공격이나 용병을 동원한 공격을 감행할 경우 유럽국과 미국 사이에 대응이 복잡해질 수 있다.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장악할 당시에도 푸틴은 처음엔 러시아가 현지 민병대의 배후에 있음을 부인했지만 민병대가 러시아에 크림반도 통제권을 넘기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었다.
유럽국들이 우려하는 대목 중 한가지가 미국의 대러 입장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는지가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특히 2024년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할 가능성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한 전력이 있다. 유럽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발트해국가를 침공하더라도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유럽을 지원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도 일부 유럽 국가 지도자들은 푸틴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무죄추정을 하고 있다.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앞두고 독일 등 유럽 강국들이 여러 달 동안이나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특히 제재로 인해 독일과 러시아 사이의 교역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했다.
메르켈 전 총리는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합병하기에 앞서 푸틴 대통령과 여러 달 동안 협상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버락 전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한 메르켈 전 총리를 설득하려 했지만 결국 실패했었다. 298명을 태운 베를린행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가 추락한 사건이 발생한 몇 주 뒤에야 대러 제재에 동의했다.
미 당국자들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효과를 낼 수 있는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고 말한다.
미국은 러시아 은행과 에너지 기업들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거나 새로 부과할 수 있다. 러시아 광산, 금속 및 조선 부문도 제재 대상이 될 여지가 크다. 또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배제해 외환거래를 차단하는 방법도 있다. 이 방법은 특히 러시아 금융부문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다만 러시아도 이에 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