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빠



본문

중식이 밴드.. 페이스북

  • 작성자: 스콧트
  • 비추천 0
  • 추천 0
  • 조회 1590
  • 2016.12.11



정중식.png





메갈리아4 에서 제 글을 공유해 읽고 친절하게 제 부족한점을 알려주셨습니다.

지금껏 무식하다 답답하다 진짜 병신이네.. 중식이 씨발 죽어라 찌질하다.. 팬이었지만 실망이네.. 등등 빻은 한남충? 거의 죽을 죄를 지은듯한 심한 말들로 공격만 해 반감만 주셨는데 이렇게 친절하게 자세히 지적해 알려주신 분이 없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진심을 진심으로 받아주셔서

아래에 제가 쓴글의 지적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정중식씨, 메갈리아4 관리자입니다. "메갈인지 워마드인지 모를 행동하는 여성 단체 여러분" 중 한 단체의 관리자로서 정중식씨가 어제 쓰신 글에 답하고자 합니다.

1. " 어차피 뭘 말해도 전 욕먹을 거라는 판단이 들어서.."

무슨 말을 해도 욕을 먹을 거라며 공격을 미리 방어하지 마십시오. 개중에는 부당한, 때로는 인신공격에 불과한 모독도 있을 것입니다만(이것은 결코 옳지 않습니다), 정중식씨의 글과 노래 가사에 대한 비판에는 정당한 부분이 많습니다. 어제 쓰신 글에는 여성혐오에 대한 자기반성이 전무한 부분과, 그것을 스스로 정당화하는 부분이 많으므로 비판받는 것입니다. 아무거나 말해도 욕을 먹는 것이 아닙니다.

2. "병신같이 열심히 일할줄 밖에 모르는 한국 남자들이 야근을 당연히 여기며 그러면서도 육체적 노동을 견디며 집단에 회사에 사회에 지속적으로 과잉 작업을 해준 것이 문제점으로 생각 되어버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체력적으로 신체적으로 남자보다 약한 여성들에겐 유리천장이 생겨버렸고."

결국 유리천장이 존재하는 이유를 '여자들이 일을 못해서' 라고 요약하고 계십니다. 남자는 일밖에 몰라서 초과노동을 하는데 여자는 약해서 할 수 없고 그래서 유리천장이 생긴다는 것인데, 전혀 유리천장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계시고, 그 속에서도 '열심히 일해서 고생하는 남자들'의 이미지만 붙잡으며 스스로를 위안하면서 여성의 능력을 깎아내리고 계십니다. 그러나 유리천장은 여자들이 약해서, 일을 못해서 생기는 게 아닙니다. "페미니즘을 공부하며" 내리신 결론이 이것이라면, 자료를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 때 '경력단절'이라는 키워드를 꼭 보시기 바랍니다. 유리천장과 성별 임금격차의 규명된 원인 중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그러나 규명되지 않은 원인, 곧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 성차별의 영향이 가장 크다는 것도 같이 보셨으면 합니다.

3. "저에게 사회는 그렇게 만만하지 않았습니다. 여유와 자유는 공존할수 없었고 사상과 철학을 공부할수 없었고.. 그런 사람에게 서양 사상까지 공부하라고 그걸 모르니 무식하다고 한다면 너무 무리한 요구 아닌가요?"

먼저 경제적 빈곤에 시달리는 것은 남성만이 아니며, 오히려 여성의 빈곤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는 점을 짚어야 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은 OECD에서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큰 나라라는 점을 상기하십시오. 그래서 페미니즘이 정중식씨와 같이 "여유와 자유는 공존할수 없었고 사상과 철학을 공부할수 없었"던 사람에게는 "무리한 요구"로 여겨질지도 모르겠지만, 여성들에게는 현실에서 계속해서 부딪치고 있는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규정하는 사람들이 모두 하나같이 "여유"롭고 "자유"로워서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실천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야말로 생존을 위해서, 빈곤과 삶의 고통 속에서도 페미니스트로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들을 모독하지 마십시오.

그렇기에 중식이 밴드에게 필요한 페미니즘은 "서양 사상"이 아닙니다. 제1-제3 페미니즘 물결의 역사나, 자유주의, 급진주의,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의 이론과 갈래를 공부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중식이 밴드에게 실로 필요한 것은 현실의 이웃 여성들의 목소리를 귀기울여 듣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웃들 중에는 "메갈인지 워마드인지 모를" 여성들도 많을 것입니다.

4. " 보통 남자는 차가 없고 보통남자는 돈이 없고 보통 남자는 무식하고 보통남자는 보통 군대를 다녀와 전체주의 계념이 못밖혀 있습니다."

"노가다판에서 일할땐.. 가끔 소장님이 노래방 도우미도 부른답니다. (그쪽 노가다 계열은 여자 만날기회가 없는 아저씨들이 대부분이에요)"

"보통 남자는 보편적이란 이유로 욕을 먹는데.. 그 욕하는 이유가 찌질해서.. 라더군요
돈없고 자기집없고 직업도 구린 가끔 리벤지포르노를 보는 아주 보편적인 찌질한 남자
그리고 그것이 보통 남자다.. 그게 보편적인거다..그러니 그로인해 자신을 학대하거나 자기 자신을 무시하거나 우울해 하지 말라 라는게 저의 노래에 항상 묻어있더라구요.. "

이게 정중식씨가 비판받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보통 남자"의 수준을 깎아내린 후, 나도 너도 "보통 남자다" 라며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그런데 정중식씨의 "보통 남자"의 정의란 무엇인가 하면 "노래방 도우미"를 부르고, "리벤지포르노를 보는" 남자입니다. 그런 "보통 남자"들은 빈곤에 처한 자신들을 위로하기 위해서 여성에 대한 폭력과 범죄를 저지르지만, "보통 남자"들이 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학대하거나 무시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남자는 정말로 대한민국의 보편적인 남자입니까? 만약 워마드나 여성시대에서 '한국 보통 남자들은 노래방 가서 도우미 부르고 집에서는 디지털 성범죄를 즐긴다' 라는 글을 썼다면 대번에 캡쳐 된 후 인터넷에 뿌려지며 "남성혐오"라는 댓글이 도배될 것입니다. 이것은 사실이 아니고 "주작"이며, "성급한 일반화"를 했으며, "일부 남자"들만 그렇다고 하겠지요. 그런데 정작 정중식씨는 남성 당사자로서 이것이 "보편적"이라고 항변합니다. 그렇다면 둘 중 하나는 틀린 겁니다. 정말로 보편적 한국 남성의 수준이 이렇거나, 아니면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데 정중식씨가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서 보편적 남성의 수준을 자의적으로 깎아내린 것입니다.

실제로 한국 남성의 수준이 어떻건 간에 저희는 전자가 사실이 아니라고 믿고 싶습니다. 그러므로 정중식씨가 '야동을 보다가'라는 곡의 가사로 여성혐오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스스로 페미니즘을 공부한다고 하셨다면, 이렇게 보편적 남성의 수준을 깎아내린 후 스스로가 보편적이라고 위안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어떤 잘못을 하고 있었는지 직시하고, 그것이 잘못이었다는 것을 인정하며, 그것을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셨어야 합니다. 하지만 어제 쓰신 글은 그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5. "이해하기 힘드시면 이해 안하시면 됩니다. 듣기 싫으시면 안 들으시면 되는겁니다. 보기 싫으시면 안보면 되는거죠.. 근데 방해는 하지 말아 주세요"

저희는 정중식씨 외 본인이 호명하시는 "보통 남자"의 세계관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해하지만, 동시에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는 것입니다. 현대 사회의 빈곤은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러나 빈곤에 처한 자신을 위로하는 데 여성을 도구로 사용하지 마십시오. 빈곤은 남성에게만 존재하는 문제가 아닐뿐더러, 언급하신 "보통 남자"의 행동은 엄연한 폭력입니다. 디지털 성범죄를 유희로 즐기는 것에 대한 아무런 반성이 없이 그저 그것을 빈곤으로써 정당화하려는 시도를 하신다면 저희는 '프로불편러'를 자처하며 계속해서 방해할 것입니다.

6. 중식이 밴드 여러분의 삶의 애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뜨거운 음악에 대한 열정을 잘 알았습니다. 저희는 정중식씨가 "비굴비굴 구질구질"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빈곤 속에서도 자신이 가진 꿈을 계속 꾸는 것이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그 열정이 꼭 결실을 맺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러나, 동시에 여성에 대한 폭력을 "구질구질" 정서로 정당화하며 그것을 철회하려는 노력이 없는 밴드의 음악이 공적인 무대에서 들리지 않기를 원합니다. "표현의 자유"를 언급하셨고 그것은 중요한 가치입니다만, 그것이 중식이 밴드의 음악이 수백 수천명의 여성(그 중엔 디지털 성범죄의 실제 피해자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것을 무마해 주지는 않습니다.

그러므로 "중식이와 저희를 좋아하는 사람들 그리고 중식이 밴드를 섭외하려는 사람들에게 이간하지 말하주세요" 라고 부탁하시기 전에, 본인의 발언에 어떠한 문제가 있었는지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인정하고, 그것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그런 문제를 "보통 남자"가 다 그렇다며 자기정당화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여성혐오 없이도 삶의 애환을 노래하는 중식이 밴드로 거듭난다면, 적지 않은 페미니스트들은, 적어도 저희는 중식이 밴드를 응원할 것입니다.

7. "그리고 여성동지 여러분 먹고 사는것이 해결되면 곧바로 제가 페미니즘에 관한 노래와 다큐를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정중식씨가 비판받는 또 다른 이유입니다. 먼저 페미니즘을 "먹고 사는 것이 해결된" 후의 부차적인 문제로 받아들이는 것이 문제입니다. 여성에게 성폭력과 성차별은 일상이며, '먹고 사는'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생존의 문제를 부차적으로 여기지 마십시오. 또한 정중식씨가 단순히 '페미니즘을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판받는 것이 아닙니다. 여성혐오적인 가사와 발언을 지속하셨기 때문입니다. 페미니즘을 시혜적으로 접근하지 마십시오. 여성에 대한 폭력을 되돌아보지 않는 사람이 "페미니즘에 관한 노래와 다큐"를 만든다면 그것을 진실로 받아들일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정중식씨가 먼저 하셔야 할 것은 페미니즘 노래나 다큐가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사유와 반성입니다.

8. 이상이 저희가 정중식씨의 글에서 발견한 문제들입니다. 만약 이 글을 읽으시고 본인이 비판받는 지점이 어디인지 직시하시고, 그것을 스스로 정당화하려 하지 않으시며 나아가 고치려고 노력하신다면 정중식씨가 지금처럼 비판받는 일은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페미니스트들은 여전히 비판을 계속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단순한 인격모독이 아니라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끝난 문제에 왜 난리냐'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지속적으로 문제를 되돌아보는 계기로 받아들이셨으면 합니다. 그러다 보면 "여혐밴드”가 아니라 "페미니즘 밴드"로 거듭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끝으로, 여성혐오는 낙인이 아니며, 정중식씨는 '악인'이 아닙니다. 여성혐오는 특정한 악인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여성혐오적 사회에 복무하며 살고 있습니다. 심지어 페미니스트로 정체화한 사람들도 종종 여성혐오적인 언행과 행동을 할 때도 있습니다. "페미니스트란 스스로의 여성 혐오를 자각하고 그것과 싸우려 하는 이"라는 여성학자 우에노 치즈코의 말을 떠올려 보십시오.

그렇기에 사람은 변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도 있습니다. 단, 변화를 위한 끊임없는 반성과 노력을 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만약 지금처럼 "보통 남자"들이 다 그렇다며 여성혐오를 정당화한다면, 중식이 밴드는 분명 "여혐밴드"로 남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희는 정중식씨가 지금보다 더 나아지려는 노력을 할 수 있는 분임을 믿습니다. 앞으로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메갈리아4 관리자 드림.



https://www.facebook.com/jungchumbung






추천 0 비추천 0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close]

댓글목록

이슈빠



이슈빠 게시판 게시물 목록
번호 제   목 이름 날짜 조회 쓰레빠 슬리퍼
29403 세월호 천막에 가서 난동을 피우는 박사모 Blessed 12.11 886 2 0
29402 조국 교수 트윗 0101 12.11 1598 0 0
29401 이승환 페북. ekgia 12.11 1635 2 0
29400 해외언론 취재에 신난 박사모 1 오피니언 12.11 1692 3 0
29399 강풀의 내가 문재인을 지지하는 이유.jpg 희연이아빠 12.11 1637 3 0
29398 보수 집회 주최 측 추산 2 안편한g못됐는g 12.11 1281 3 0
29397 친일숭미사대주의자들의 행태 Homework 12.11 1230 1 0
29396 갤럽 vs 리얼미터, 치고 나가는 이재명 2 레저보이 12.11 1387 2 0
29395 '朴 퇴진때까지'..1000만 촛불까지 간다 삼성국민카드 12.11 1068 0 0
29394 순시리 유라 10년전 "보니하니"방송출연 뭣이중헌디 12.11 2191 1 0
29393 전 헌법재판관들 "탄핵심판 중 대통령 사퇴도… 3 sflkasjd 12.11 1821 2 0
29392 이재명 "박 대통령 자진사퇴해야…靑 나설 때… 1 당귀선생 12.11 1212 0 0
29391 문재인 "세월호 7시간 동안 아무 것도 안한… 2 대화로 12.11 1599 3 0
29390 광주 찾은 김제동 "아직은 촛불 끌 때 아니… 연동 12.11 1114 3 0
29389 진정한 종북세력 MBC 1 삼성국민카드 12.11 1973 2 0
29388 그알 세월호 총정리 2 모닥불소년 12.11 2056 2 0
29387 명불 남조선Tv ZALMAN 12.11 1889 2 0
29386 닭두의 마지막 꼼수는 darimy 12.11 1820 1 0
29385 김제동 “·박수를 받아야 할 분은 바로 여러… 충전중 12.11 1593 3 0
29384 [카드뉴스] 朴 대통령 탄핵 이유 '총정리' 2 민족고대 12.11 1475 5 0
29383 대선개입 밤을걷는선비 12.11 1556 1 0
29382 정치인 맞춤용 식당 ABCDE 12.11 1914 3 0
29381 연합뉴스 기자 ㄱㅅ끼야 넌 내 후배였으면 죽… 2 젊은베르테르 12.11 2542 4 0
29380 경찰버스에 붙인 흔한 스티커.jpg 검은안개 12.11 1544 2 0
29379 MBC를 용서하면 안되는 이유. 1 인텔리전스 12.11 2401 2 0

 

 

컨텐츠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