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철강관세 면제' 남은 4일 여전히 '오리무중'
지난 1월31일 서울에서 이틀간 개최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2차 협상에서 양국 대표단이 협상을 개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3차 협상이 '철강관세' 면제를 확정짓지 못한 채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종료됐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전날부터 이틀간 우리측 통상당국과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FTA 개정'과 '철강관세 면제' 이슈를 연계해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최대 관심사인 미국의 철강관세(25%) 시행(3월23일) 이전 '관세 면제'는 결국 이날 매듭짓지 못했다.
시간은 미국 편이다. 'D데이'가 가까워지면서 우리 측의 부담감은 커질 수 밖에 없고,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철강관세를 빌미로 한 미국 측의 전방위 압박에 '철강관세 면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날 우리 측은 "협의를 지속한다"는 짧은 입장만 밝혔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FTA 개정 공식 협상은 16일부로 종료됐으나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유명희 통상교섭실장을 중심으로 한 우리 측 협상대표단은 워싱턴D.C.에 남아 한·미 FTA 개정과 철강관세 면제를 연계한 비공식 협상(접촉)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지난 16일 “한미 FTA가 예측 불가능하고, 232조(철강)도 지금 계속 노력하고 있다. 어떻게 되는지 한번 두고 봐야 한다. 다음 주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산업부는 워싱턴 D.C.에서 개최한 FTA 3차 개정협상에 대해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에 따른 철강관세 부과와 관련해 양측은 지속적으로 협의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세라 샌더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개별국가들과 철강관세 면제에 관한 협상을 다음 주말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정부의 철강관세(25%) 시행(3월23일)까지 공식적으론 4일 밖에 남지 않았다. 철강관세를 피하려면 통상당국은 '철강관세 면제' 또는 '품목 예외'를 이번 주 안에 어떻게든 받아내야 한다.
미국은 오는 23일 관세 발효에 맞춰 면제 대상국을 명시한 시행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우리 측은 범정부 차원에서 막바지 설득전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측은 확답을 하지 않은 채 주한미군 문제, 방위비 분담금 등 경제 외적 이슈를 슬그머니 꺼내면서 우리 측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앞서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방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과 전화 통화해 철강관세 면제에 대한 우리 정부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19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스티븐 므누친 미국 재무장관과 만나 철강관세 면제를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FTA 개정 협상은 철강관세 문제와 얽혀 판세가 복잡해지고 있다. 다만 표면적으론 양측이 몇몇 쟁점안에 관해 일부 진전된 논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는 "양측은 지난 두차례 협상에서 관심사항으로 제기된 사항에 대해 분야별 기술협의를 포함한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이슈별로 실질적인 논의의 진전을 거두었다"고 밝혔다. 앞서 두 차례 협상(1월5일 워싱턴, 1월31일 서울)에선 쟁점이슈에서 접점을 찾지 못한채 끝났었다.
3차 협상에선 '철강관세 면제'를 지렛대로 힘의 우위에 있는 미국 측의 공세가 상당히 거셌던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산 자동차 관세 재조정, 배출가스·안전기준 완화로 자동차 쿼터(할당) 확대, 자동차부품 원산지기준 강화, 의약품 특허 등 지적재산권 규제 개선 등이 미국측이 요구하는 이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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