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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김난영 특파원, 김지은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71일차를 맞은 가운데, 러시아군이 공세를 집중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서 약간의 진전만 이룬 것으로 파악됐다.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선 여전히 혈전이 벌어지고 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의 항복을 요구하고 있다.
미 국방부 "러, 돈바스서 기대만큼 성과 못 내…약간의 진전만"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일일 브리핑에서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가 매우 격렬히 저항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현시점까지 기대했던 것만큼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커비 대변인은 "진전을 전혀 못한 건 아니다"라며, 특히 돈바스 북부 지역에서 약간의 진전을 이뤘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군의 더딘 진전은 우크라이나의 저항과 함께 사기 저하 등 러시아군이 키이우 북부에서부터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러한 가운데 러시아군은 동부와 남부 우크라이나 진지에 중포 공격을 개시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밤새 우크라이나군 진지와 거점 여러 곳에 포격을 가해 병력 600명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군이 입힌 우크라이나군 병력 손실 규모는 검증되지 않았다.
우크라, 헤르손 탈환…키이우 인근 이르핀강 다리 재건
우크라이나군은 남부 도시 헤르손과 미콜라이우 지역 일부 마을 탈환에 성공했다.
우크린포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우크라이나군 성공으로 러시아군이 미콜라이우주와 헤르손주 일부 마을에서 통제권을 잃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침공 첫날인 지난 2월24일부터 헤르손시를 공격했으며, 다음달 2일 도시를 장악했다. 러시아군은 크름반도(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을 연결하는 육로로 사용하기 위해 헤르손주 전체 지역 장악을 시도하고 있다.
수도 키이우 인근에선 러시아군 진격을 저지하기 위해 폭파했던 이르핀강 다리를 재건하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측은 키이우와 인근 스토얀카 사이 이르핀강 다리 재건 작업에 착수했다. 해당 다리는 전쟁 초기 폭격 및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군 진격 저지 노력으로 파괴됐었다.
교전 계속에 사상자 발생 계속…크라마토르스크 아파트 공습으로 수십명 부상
파울로 키릴렌코 도네츠크 주지사는 이날 크라마토르스크 아파트 단지가 폭격받아 최소 26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가옥 9채와 학교, 기타 민간 시설도 피해를 입었다.
스비아토히르스크시 라우라 마을에 있는 수백년 된 성모 영면 교회가 공격받으면서 피난민 7명이 다치기도 했다. 이 교회에는 어린이 50명을 포함해 주민 300명이 피신 중이었다. 수도원 내 숙소도 파괴됐다.
루한스크에선 러시아군 공격으로 민간인 5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다쳤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이날 러시아군이 최근 24시간 동안 세베로도네츠크와 포파스나, 히르스케, 리시칸스크를 중심으로 폭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민간인 5명이 사망했다.
CNN에 따르면 북동부 하르키우 인근 동물원에서 15세 자원봉사자가 동물을 대피시키던 중 공습으로 사망했으며, 서부 이바노프란키우스크에선 시 당국이 러시아 폭격을 우려해 오는 주말 모임을 자제하고 도시를 떠나라고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이 점령지 농가에서 농장 설비와 수확 곡물을 훔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이날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에서 사망 3280명, 부상 3451명 등 총 6731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유엔난민기구(UNHCR)가 집계한 우크라이나발 난민 수는 570만 명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