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66)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독일 등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면 탈(脫)원전 정책을 재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기후변화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추구(pursue)해서 대응해야 하는 너무나도 중요한 문제다. 핵분열(원자력발전소), 핵융합, ‘그린 수소’(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친환경 수소) 등 모든 가능성을 탐구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런 생각을 담은 그의 책 ‘빌 게이츠,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김영사)이 16일 출간된다. 억만장자에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행동가로 변신한 그를 지난달 29일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인터뷰에는 게이츠와 한⋅중⋅일 등 아시아 지역 6국 기자 11명이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인류가 2019년 한 해 지구가 처리 가능한 용량 이상으로 배출한 온실가스가 510억t에 달한다고 보고 있다. 이 중 전기를 생산하면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4분의 1 수준으로 138억t(27%) 수준이다. 그러나 ‘탄소 중립’을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전기 사용량이 더 늘어나야 한다. 게이츠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전기차, 전기 난방, 공장 생산 과정 전기화 등을 고려하면 ‘탄소 중립’을 위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전력이 현재의 2.5배 이상이 필요해진다”며 “지난 수십년간 주요국들은 전력 생산량을 거의 늘리지 않고 있었는데 그 전기를 어디선가는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원전은 여러 나라에서 논란이 되고 있지만, 현세대 원전은 화석연료 등 다른 어떤 발전소보다도 안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이보다 더 안전한 차세대 원전도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