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빠



본문

베풀지 못하는 자는 남의 호의를 인식하지 못한다

  • 작성자: plzzz
  • 비추천 0
  • 추천 0
  • 조회 602
  • 2022.10.31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가 보인다는 말이 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에 따라 타인과 세상이 달리 보일 수 있다는 말인데 해가 다르게 그 의미를 되새기게 되는 말이다.

늘 시니컬한 사람이 있었다. 세상은 썪었고 자신이 속한 집단들도 전부 부패했으며 주변 사람들도 다 하이에나 같은 비열한 인간들 밖에 없다고 했다. 서로를 배려할 줄 알고 희생적이고 정의로운 사람들이 많아져야 하는데 어딜가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만 있어서 문제라고 했다. 그러던 그가 돌연 태도를 바꾸게 된 사건이 있었다. 늘 자신의 푸념을 묵묵히 들어주던 친구가 어느 날 “다른 건 모르겠지만 너 같은 사람만 있는 사회는 확실히 사랑과 배려가 없을 것 같다” 했다는 것이다.

그는 친구의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자신도 딱히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고 베풀거나 또는 정의를 위해 싸운 경험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늘 이런저런 고귀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남탓만 했지 정작 본인이 고귀한 사람이 될 생각은 못했다고, 자신이 그렇게나 욕하던 깨어있지 못한 인간이 바로 자신이었음을 깨달았다고 했다. 타인의 부족함을 욕하는 것만으로 자신은 그런 우매한 대중과 다르다는 도덕적 우월감에 빠져있지만 결국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신 같은 사람이 많은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이런 생각들을 접하면서 나 역시 이제는 내게 누군가를 판단하고 욕할 ‘자격’ 같은 건 없음을 잘 인식하고 있다. 우리는 다 부족하고 한계가 많은 존재이기 때문에 도덕적 우월감에 빠져 타인을 공격할 시간에 서로 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 또한 안다. 세상에 사랑과 배려가 없는 것이 아니라 나부터 사랑하지 않고 배려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사실 또한 여러번 되새겨본다. 나라도 작은 배려를 실천한다면 세상에는 작은 배려가 태어나게 되는 것이니까. 깊은 동굴 속에서 혼자 은거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면 내가 평가하고 욕하는 세상에는 나 역시 자연스럽게 포함되는 것이다. 세상이 돼지인 데에는 내가 돼지인 것도 한 몫 할 것이며 부처를 만나고 싶다면 내가 먼저 부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생략)

평소 사람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호의를 베풀어온 사람들은 좋은 사람을 만났을 때 그 사람이 좋은 사람임을 잘 알아보고 그들의 호의를 기쁘게 받아들였다. 반대로 평소 베푸는 마음이 적었던 사람들은 호의를 만나도 이를 잘 받아들이지 못했다. 세상에는 더 이상 호의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불평하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실제로 없는 게 아니라 있는 호의를 호의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타인에게 먼저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은 평소 주변 사람들로부터 우호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을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돈독한 관계 또한 많은 것이라고 보았다. 그 결과 힘든 일이 닥쳤을 때 실제로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의 풀이 많고 이것이 다시 사람에 대한 믿음과 우호적인 태도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았다.

또 이들은 본인이 다른 마음을 먹고 남을 돕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도움을 받을 때 남들 역시 순수한 마음으로 자신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라고 한다. 그 결과 도움을 요청하는 데 부담이 적고 받고 나서도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것이 가능하다. 도움을 주거나 받을 때 서로 계산기 두드리고 생색내다가 되려 어색해지는 일이 적다는 것이다.

물론 안타깝게도 타인을 쉽게 믿을 수 없는 환경에 처한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여전히 어딘가 분명 좋은 사람들이 있고 언젠가 분명 자유롭게 사랑을 주고받을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할 수 있다면 좋겠다. 나 역시 가장 깊은 절망 속에서도 사람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고 또 누군가에게는 내가 그런 희망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http://m.dongascience.com/news.php?idx=39911

추천 0 비추천 0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close]

댓글목록

이슈빠



이슈빠 게시판 게시물 목록
번호 제   목 이름 날짜 조회 쓰레빠 슬리퍼
23408 샤넬 “마약 혐의 GD, 사안 인지”..앰… Crocodile 10.26 604 0 0
23407 이선균 "빨대 이용해 코로 흡입했지만, 수… 밤을걷는선비 12.27 604 0 0
23406 원경환 청장 '인권 경찰' 강조… "여성 대… 아론 12.10 603 0 0
23405 美충격에 성탄절 아시아증시 '휘청'..日닛케… 생활법률상식 12.26 603 2 0
23404 (풀영상)코로나19 긴급편성 댓읽기 라이브 … 배고픈심장 03.02 603 1 0
23403 아동성착취물 소지 20대 구속..개정 성폭력… domination 10.06 603 0 0
23402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11개월만에 6… 애니콜 11.26 603 0 0
23401 '무역 도발' 때 워싱턴 공략한 일본 로비스… 러키 02.19 603 0 0
23400 신규 구청 공무원 자택서 숨진 채 발견, 母… 쉬고싶어 04.05 603 0 0
23399 LH 직원들, 서울 달동네 우물·무허가 판잣… 몇가지질문 04.20 603 0 0
23398 文, 美에 ‘中과 협력’ 제안… 친중노선 노… 주주총회 04.23 603 0 0
23397 “단톡방서 동료 여경 성희롱”…경찰, 진상 … 테드창 05.11 603 0 0
23396 사이버 렉카에 선동 당하는 사람들 아냐모르냐 05.27 603 0 0
23395 재정 부족한데 혜택 펑펑···예견된 '지역화… 도시정벌 06.06 603 0 0
23394 2차 접종 BBC 앵커도 감염… 영국 하루 … 시사 06.29 603 0 0
23393 재난지원금 반기 든 오세훈 서울시장, 정부와… 소련 07.12 603 0 0
23392 "완등 기뻐했는데"…광주시민 충격속 김홍빈 … 화창함 07.20 603 0 0
23391 전자발찌 차고 성폭행,마창진(50) 공개수배 현기증납니다 09.01 603 0 0
23390 자택에 필로폰 17kg 보관…30대 여성 구… corea 09.30 603 0 0
23389 비흡연 여성에 '담배연기 난다' 흉기 협박한… 리미티드 10.03 603 0 0
23388 아르바이트 퇴근길에 참변…음주 뺑소니에 20… 이슈가이드 10.07 603 0 0
23387 “제2의 화천대유 막겠다”…정부, 민관 도시… 색누리당 11.05 603 0 0
23386 "확진자 증가세 둔화 시작...3차 접종·방… 리미티드 12.22 603 0 0
23385 "대구에선 취직 어려워요" 2만명 떠났다 추천합니다 01.25 603 0 0
23384 '중고거래'에 꽂힌 롯데·신세계, 신사업 찾… 삼성국민카드 01.26 603 0 0

 

 

컨텐츠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