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성범죄 90% 폭증했는데
성폭력 예방교육 이수율 46.1%
초중고생 이수율 절반에 그쳐
인하대 25.9%로 평균 미달
대학 내에서 성폭력 사건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대학생들의 성폭력 예방교육 참여율은 초·중·고교생 참여율의 절반가량인 46.1%인 것으로 나타났다. 캠퍼스 내 성교육이 사실상 ‘공백’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한겨레>가 교육부 ‘대학알리미’에 공개된 ‘2021 성폭력예방교육 실시현황’을 확인해 보니, 정보가 공개된 236개 대학 재학생의 평균 성폭력 예방교육 이수율은 46.1%였다. 최근 캠퍼스 내에서 성폭행 사망 사고가 발생한 인하대는 교육 대상 재학생 2만240명 가운데 5233명만이 교육을 수강해 이수율 25.9%를 기록했다. 전국 대학 평균 이수율보다 20.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지난 5일 의대생의 불법촬영 사건이 발생한 연세대 역시 23.2%로 전국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심지어 재학생 중 단 한명도 해당 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이수율 제로’ 학교도 5곳(가야대 제2캠퍼스, 대신대, 사이버한국외대, 예원예술대 제2캠퍼스, 한국국제대)이나 됐다.
대학은 성폭력 예방교육 공백기
현행 성폭력 방지법(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고등교육 기관장은 해당 기관·단체에 소속된 사람 및 학생 등을 대상으로 해마다 1회, 1시간 이상 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학생이 아니라 기관장에 대한 의무규정이어서, 대학 재학생의 성폭력 예방교육 이수를 ‘의무’로 보기 다소 모호한 부분이 있다. 전국 대학생 평균 이수율이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유다.
특히, 대학생들의 무관심과 거부감 탓에 이들의 성폭력 예방교육 이수율은 초·중·고교생의 교육 이수율이 90% 이상을 기록하는 데 견주면 반토막 수준이다. (여성가족부 ‘성희롱·성폭력·성매매·가정폭력 예방교육 실적 점검 결과, 2018)
최근 백래시(사회 진보적 변화에 대한 반발)로 인해 페미니즘에 기반을 둔 성평등 강의가 속속 폐강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20대가 성과 관련된 기본적인 법과 문화에 대한 지식을 학습하지 않으면서, 대학 내 성교육 공백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이한 폭력예방교육 강사는 “대학은 한마디로 성폭력 예방교육의 ‘공백기’”라며 “초·중·고교생은 학교에서, 취업하면 직장에서 의무적으로 폭력 예방교육을 듣지만, 정작 성적인 활동이 가장 활발한 대학생들이 관련 교육에서 비켜나 있다”고 꼬집었다.
![인하대 교정에서 추락해 숨진 학생의 추모공간이 인천시 미추홀구 교내에 마련돼 17일 오후 학생들이 고인을 위로하는 손편지를 남기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인하대 교정에서 추락해 숨진 학생의 추모공간이 인천시 미추홀구 교내에 마련돼 17일 오후 학생들이 고인을 위로하는 손편지를 남기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970/640/imgdb/original/2022/0718/2022071850270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