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뱉기란 보통 걷는 도중 입에 고이거나 일부러 모은 침을 보행자로나 하수구, 차량용 도로 등에 뱉는 행위를 통칭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도 한국의 주요 사회 문제 중 하나였던 침뱉기 문제는 마스크 착용이 필수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실외든 실내든 마스크를 벗기만 해도 주변인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는 상황에서 침을 뱉는 상황 자체가 발생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침뱉기는 비판을 기꺼이 감내하는 일부 용자(勇者)들의 전유물이 되는 모양새였다.
그런데 '엔데믹' 선언으로 이제는 마스크 착용 고수가 필요없게 되면서 침을 뱉으려면 마스크를 벗어야 한다는 번거로운 과정이 필요없게 됐다. 엔데믹 선언 자체는 누구나 고대하던 것이지만, 이로 인해 역설적으로 침뱉기가 더 용이한 상황이 조성된 셈이다.
이동 중 무심코 내뱉는 침 중 눈에 보이지 않는 소량이 다른 행인에게 묻을 수 있단 문제가 있어 위생적으로 매우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코로나 이전엔 타인발(發) 비말에 크게 신경쓰지 않던 사람들도 '작은 것의 무서움'을 지난 3년간 충분히 경험하고 난 후 매우 예민하게 됐다. 이로 인해 침을 잘못 뱉었다가는 자칫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지하철 역사에까지 침을 뱉는 사람도 있단 제보도 있었다. 평소 출퇴근 시 서울지하철 2·5호선을 이용한다는 30대 남성 A씨는 "지하철 역사 의자 앞 바닥에 침이 뱉어져 있는 것을 모르고 우산을 잠깐 내려놓았는데 우산 뿐만 아니라 손에까지 침이 묻어 당황스러우면서도 불쾌했다"며 "내부 공용시설인 지하철에서 침을 뱉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역사 구석에 침을 뱉는 장면을 목격한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흡연자들의 무분별한 침뱉기도 문제다. 별도의 흡연장에서는 물론이거니와 후미진 곳이나 구석에서도 흡연자들은 침을 뱉는 경우가 자주 목격된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21년 11월 대한환경공학회지 이달의 연구 논문인 "공공 흡연장에서의 흡연 중 침뱉기가 흡연장 주변 바닥의 미생물 오염도 변화와 미생물 확산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흡연자의 70% 가량이 흡연시 침을 뱉는 것으로 확인됐고 횟수도 평균 3.5회에 달했다. 이는 흡연장 주변 바닥 미생물 오염도를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는데, 사람들이 침을 밟고 지나가면서 침에 포함된 미생물이 최소 50m에서 100m이상까지도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논문은 단순히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사람마다 침 속 미생물군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병원성 미생물들도 퍼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따라서 공중위생 및 보건상의 안전을 위해 침을 뱉는 행위 자체를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침뱉기는 원칙상으로는 경범죄처벌법에 의해 처벌이 가능하다. 경범죄처벌법은 "길, 공원, 그밖에 여러 사람이 모이거나 다니는 곳에서 함부로 침을 뱉을 경우 1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과료의 형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엔데믹 선언 후 타인에게 직접 뭐라 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 침해'로 받아들여져 상호 간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 침을 뱉고 신속히 이동하면 신고하더라도 잡기가 요원하다는 점, 경찰의 계도 의지 부족 등 여러 현실적인 문제들로 인해 법 적용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침뱉기가 국가 이미지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문제다. 특히 엔데믹 후 관광객이 다변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에 호감을 가지고 온 관광객들이 침뱉는 한국인들에 부정적인 편견을 가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에서 수년째 거주 중인 외국인 B씨는 "한국인들이 거리에 침을 스스럼없이 뱉는 행위는 지금도 적응이 안되고 거부감이 든다"는 의견을 전했다.
결국 침뱉기 문제에서 가장 빠르면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시민 개개인의 의식 변화란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손수건 혹은 휴지를 상시 휴대하고 거기에 침을 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널리 퍼져야 한다는 것이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http://www.pennmike.com/news/articleView.html?idxno=63782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도 한국의 주요 사회 문제 중 하나였던 침뱉기 문제는 마스크 착용이 필수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실외든 실내든 마스크를 벗기만 해도 주변인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는 상황에서 침을 뱉는 상황 자체가 발생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침뱉기는 비판을 기꺼이 감내하는 일부 용자(勇者)들의 전유물이 되는 모양새였다.
그런데 '엔데믹' 선언으로 이제는 마스크 착용 고수가 필요없게 되면서 침을 뱉으려면 마스크를 벗어야 한다는 번거로운 과정이 필요없게 됐다. 엔데믹 선언 자체는 누구나 고대하던 것이지만, 이로 인해 역설적으로 침뱉기가 더 용이한 상황이 조성된 셈이다.
이동 중 무심코 내뱉는 침 중 눈에 보이지 않는 소량이 다른 행인에게 묻을 수 있단 문제가 있어 위생적으로 매우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코로나 이전엔 타인발(發) 비말에 크게 신경쓰지 않던 사람들도 '작은 것의 무서움'을 지난 3년간 충분히 경험하고 난 후 매우 예민하게 됐다. 이로 인해 침을 잘못 뱉었다가는 자칫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지하철 역사에까지 침을 뱉는 사람도 있단 제보도 있었다. 평소 출퇴근 시 서울지하철 2·5호선을 이용한다는 30대 남성 A씨는 "지하철 역사 의자 앞 바닥에 침이 뱉어져 있는 것을 모르고 우산을 잠깐 내려놓았는데 우산 뿐만 아니라 손에까지 침이 묻어 당황스러우면서도 불쾌했다"며 "내부 공용시설인 지하철에서 침을 뱉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역사 구석에 침을 뱉는 장면을 목격한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흡연자들의 무분별한 침뱉기도 문제다. 별도의 흡연장에서는 물론이거니와 후미진 곳이나 구석에서도 흡연자들은 침을 뱉는 경우가 자주 목격된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21년 11월 대한환경공학회지 이달의 연구 논문인 "공공 흡연장에서의 흡연 중 침뱉기가 흡연장 주변 바닥의 미생물 오염도 변화와 미생물 확산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흡연자의 70% 가량이 흡연시 침을 뱉는 것으로 확인됐고 횟수도 평균 3.5회에 달했다. 이는 흡연장 주변 바닥 미생물 오염도를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는데, 사람들이 침을 밟고 지나가면서 침에 포함된 미생물이 최소 50m에서 100m이상까지도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논문은 단순히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사람마다 침 속 미생물군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병원성 미생물들도 퍼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따라서 공중위생 및 보건상의 안전을 위해 침을 뱉는 행위 자체를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침뱉기는 원칙상으로는 경범죄처벌법에 의해 처벌이 가능하다. 경범죄처벌법은 "길, 공원, 그밖에 여러 사람이 모이거나 다니는 곳에서 함부로 침을 뱉을 경우 1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과료의 형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엔데믹 선언 후 타인에게 직접 뭐라 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 침해'로 받아들여져 상호 간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 침을 뱉고 신속히 이동하면 신고하더라도 잡기가 요원하다는 점, 경찰의 계도 의지 부족 등 여러 현실적인 문제들로 인해 법 적용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침뱉기가 국가 이미지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문제다. 특히 엔데믹 후 관광객이 다변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에 호감을 가지고 온 관광객들이 침뱉는 한국인들에 부정적인 편견을 가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에서 수년째 거주 중인 외국인 B씨는 "한국인들이 거리에 침을 스스럼없이 뱉는 행위는 지금도 적응이 안되고 거부감이 든다"는 의견을 전했다.
결국 침뱉기 문제에서 가장 빠르면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시민 개개인의 의식 변화란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손수건 혹은 휴지를 상시 휴대하고 거기에 침을 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널리 퍼져야 한다는 것이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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